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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서울의 봄' 연기 외롭다고…황정민 멋짐 철저히 차단"


김성수 감독, 배우 김성균, 한준희 감독 함께 한 '서울의 봄' 메가토크
"연기 마법사 황정민…전두광 멋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
"조용하고 차분한 정우성, 이태신과 비슷해…평정심·냉철함 표현 바랐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황정민, 정우성이 완성한 전두광, 이태신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9일 서울 메가박스성수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메가토크에는 김성수 감독, 배우 김성균, 모더레이터 한준희 감독이 함께했다.

배우 정우성이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성이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다뤄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김의성, 안내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여기에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와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배우들의 빈틈없는 호연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을 얻고 있다. 이에 '서울의 봄'은 8일 동안 2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준희 감독은 김성수 감독에게 "전두광(황정민 분)은 안타고니스트이기도 하고 주인공이기도 하다. 관객이 따라가야 하는 인물이면 감정 이입을 하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우려이자 승부처였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려가 불식됐다. 비열하고 지질하며 멋있다는 느낌이 없다"라며 "어떤 영화적 인물로 보이게 조율하고 고민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 씨에게 멋있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이 사람을 멋있게 보지 않잖아요'라고 하더라. '그렇다'라고 하니까 '저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라며 "배우는 가만히 있어도 시선을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마력을 뿜어내는 사람들이다. 잘생겼다 못생겼다를 떠나서 시선이 저절로 가는 사람이 뛰어난 배우다. 정민 씨는 자신이 가진 아우라가 있음에도, 자신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겨울에 문풍지 사이를 테이프로 막듯이 틈을 다 차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강도가 상대를 협박해서 갈취하려고 할 때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지만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들면 안 된다. 두렵고 무섭고, '말을 듣지 않으면 너를 찌르겠다'라는 신호를 상대에게 보내야지만 그 상대가 무서운 강도로 인식한다"라며 "정민 씨는 연기 마법사라, 멋진 악당처럼 연기하기보다는 계속 머리를 쓰고 탐욕에 점점 먹혀가는 끔찍한 인간처럼 신호를 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철저하게 (멋짐이나 매력을) 차단할 수 있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이 '서울의 봄' 촬영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이 '서울의 봄' 촬영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은 김성수 감독의 상상력이 가장 많이 발현된 인물로,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카리스마와 진중함을 보여준 정우성에 대해 김성수 감독은 "우성 씨가 처음에 거절하다가 하기로 했다. 어떻게 연기해야 하냐고 하길래 물 같은 인물, 평정심과 냉철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우성 씨 인터뷰 영상 중 좋아하는 것이 있다. 난민 관련 영상인데 그때가 정우성 인생 최대 위기였다. 비난을 많이 받을 때였는데 자기가 왜 이런 것을 하는지 설명하려고 할 때 목숨 걸고 얘기하듯 너무나 신중하고 진지하게 말을 하더라"라며 "평소에도 흥분하지 않는 성격인데 톤도 낮다 보니 인터뷰의 태도가 너무 좋더라. 정우성이라는 사람의 진면목이 나온다. '이런 이태신이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우성 씨는 '내가 인터뷰 한 영상으로 이 역할을 하라는 거냐. 인터뷰를 한건데 왜 이걸 주냐'며 어처구니없어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이태신이라는 사람은 외로운 인간이다. 혼자 남겨졌다. 자기라도 여기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 직업의식으로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다"라며 "우성 씨가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뭐라고 얘기를 해주기 어렵더라. 우성 씨가 혼자 해결하길 바랐는데 그 과정이 힘들고 외롭다고 하더라. 속으로는 '잘 되고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한 관객이 "정우성 배우는 외모에서부터 느껴지는 멋짐이 있는데. 전두광과 역할을 바꿔서 했다면 어땠을 것 같은가"라고 질문하자 김성수 감독은 "우성 씨가 했으면 진짜 사기꾼 같지 않았을까.(웃음) 영화에서는 악당, 사기꾼이 누가 봐도 악당이나 사기꾼처럼 묘사가 되지만 현실에서는 아니다. 현실의 악당과 사기꾼은 절대 악당의 얼굴이나 언행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기, 배신을 당하는 거다"라며 "저는 우성 씨와 친하고 '서울이 봄'이 제가 만든 영화라 그런지 우성 씨가 이태신과 너무 비슷하다.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라고 이태신 역은 반드시 정우성이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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