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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박보영 "'콘유'·'정신아'로 갈증 해소, 밝은 것 할 때 됐다 싶어"


(인터뷰)배우 박보영,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간호사 다은 役 열연
이재규 감독·연우진이 극찬한 박보영 인성 "다은이는 천사 맞지만 전 아냐"
"이제 현장에서 선배 위치, 초롱초롱한 눈의 스태프들 눈에 밟혀"
"장난기 많은 장동윤과 빨리 친해져…'연기 기강' 매일 놀렸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그리고 '힘쎈여자 강남순' 특별출연까지, 박보영의 2023년은 다채롭게 반짝였다. 세 작품 모두 각기 다른 얼굴과 색깔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힌 것. 스스로도 이런 도전을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라고 말하기도. 특히 따스한 위로가 가득했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박보영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박보영과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 장률, 이이담, 이상희, 노재원 등이 출연해 열연했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정신병동 안팎의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의 마음의 상처를 담은 이 작품은 기존의 편견을 깨부수는 사려 깊은 이야기와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세심한 연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어 무해한 매력을 발산한 배우들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박보영은 내과에서 정신과로 옮긴 3년차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았다. 너무 착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다은은 정신과 간호사, 의사, 환자 등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성장하고 또 좌절을 겪는다. 특히 서완(노재원 분)이 비극적인 일을 겪으면서 다은도 우울증에 직면하게 되는데, 주변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 덕분에 아픔을 털어내고 무사히 복직을 하게 된다.

박보영은 그렇게 한뼘 더 성장하는 다은을 너무나 완벽하게 연기해내 극찬을 얻었다. '정다은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은 박보영은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인간애를 가득 담아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지탱하는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자신의 저력을 입증했다. 또 고윤(연우진 분), 유찬(장동윤 분)과는 풋풋한 로맨스 관계를 형성해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다음은 박보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다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다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연우진 배우가 '박보영은 천사'라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선배님이 저를 100% 모르는 것 같다. 7개월을 다은이라는 따뜻한 친구를 보고 살아서 그런 것 같다. 다은이는 천사가 맞는데 저는 아니다."

- 연우진 배우보다 선배인데, 선배님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

"저는 진짜 몰랐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 선배님이라고 하는 것이 편하더라. 제가 편하다 보니 받는 사람 생각을 못 했다."

- 연우진 배우뿐만 아니라 이재규 감독도 '화 한 번 안 냈다'라며 인성을 극찬했다. 주변에서 다들 이렇게 말하면 진짜이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부담스럽다. 다음 현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화를 냈는데 감독님이 못 봤을 뿐이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저는 화도 못 내는 사람이 되지 않나'라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또 저에게 혼났다고 하셨더라.(웃음)"

- 노래방신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다. 갑자기 감정의 큰 변화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하다.

"갑자기 그렇게 되는 것을 많은 분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어서 얘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했는데 감독님은 본인이 그랬다며 이해가 간다고 하시더라. '아무렇지 않다', '괜찮다'라고 참다가 한순간에 터지기도 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응원을 해주셨다."

배우 박보영과 연우진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과 연우진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춤 연습은 얼마나 했나?

"한번 했다. 안무 선생님이 안무를 짜주셨다. 중간에 누가 봐도 막춤인가 하는 부분은 진짜 막춤이다. 영상을 보내주셔서 익히다가 동윤이와 시간을 내 하루 만나서 했다. '이거 다 외우기 전에는 집에 못 간다'라고 하면서 했다."

- 탁구 실력도 많이 늘었나?

"많이 늘었다. 처음 쳐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웃음) 거의 순서대로 촬영하는 편이라서 그대로 하면 됐다. 선생님과 연습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잘 치는 신을 할 때 동윤이랑 둘이 치면 못 치더라. 저는 중구난방으로 보내는데 선생님은 지정된 자리로 보낸다. 그래서 선생님이 각자 앞에서 좋은 방향으로 보내주시면 프로처럼 쳤다. 실력이 늘어가는 저 자신을 보며 뿌듯했다."

- 엘프 분장도 잘 어울렸다.

"준비할 때까지는 괜찮은가 생각했다. 엘프귀까지 하라고 해서 본을 떴는데 놀림 받으면 어쩌나 했다. 옷을 입고 갔는데 교수님과 서완님이 그 모습 그대로 있더라. 혼자면 창피한데 셋이면 가능하다 싶어서 '창피하지 말자' 했다. 스태프들이 원래 사진을 안 찍는데 그날 그렇게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 진짜 많이 찍었고 CG가 잘 나와서 다행이다."

- 유찬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 설정이라 처음부터 친한 느낌이 나야 했는데, 이를 위해 노력한 바가 있나?

"동윤이와 촬영 전에 자리를 만들어줘서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현장에서의 시간이 중요하다. 동윤이는 낯을 가리는 편은 아니고 잘 다가와 준다. 장난기가 진짜 많아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동윤이를 유찬이라고 많이 불렀고 '야!'를 많이 했다. 계속 잔소리하게끔 장난을 많이 쳤는데 그런 것이 잘 나온 것 같다."

배우 박보영과 장동윤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과 장동윤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장동윤 배우가 촬영하러 갈 때 연우진 배우에게 '박보영 선배를 연기로 눌러버리겠다', '기강을 제대로 잡겠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땠나?

"연우진 선배님이 저에게 '동윤이가 기강을 제대로 잡겠다고 하던데 눌렀냐?'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동윤이에게 '기강을 어떻게 잡을 계획이냐'고 했더니 펄쩍 뛰면서 '우리끼리 얘기한 걸 그렇게 선배님에게 가서 얘기하면 어떡하냐'라고 하더라. 동윤이는 장난을 친 거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오늘은 어떤 연기를 보여줄 거냐'라며 매일 놀렸다."

- 찐친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난 것 같다. 현장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

"뺨 때리는 장면은 '덤앤더머' 같다. 둘이 친구인 이유가 있구나 싶다. 뺨을 내어주는 다은이도 신기하다. 동윤이가 말이 많은데, 당시 '오아시스' 촬영을 동시에 할 때라 힘들었을 때다. 현장에 오면 저와 친해졌으니까 얘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저를 붙잡고 얘기도 많이 하더라. 반면 우진 선배님이랑은 긴장감이 있으면 좋겠어서 너무 친해지지 않으려고 했다."

- 연우진 배우는 장동윤 배우와 살갑게 대화하고 친하게 지내는 걸 부러워했다고 하더라.

"그건 몰랐다. 저희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는데, 지금부터 다가가도록 하겠다."

- 다은이 고윤에게 반한 순간을 언제라고 생각하나?

"자꾸만 눈에 보이는 사람이 있다. 엄청나게 독특해서 눈에 띄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 쑥개떡을 아무도 먹어주지 않을 때 너무 맛있게 먹어줄 때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 한순간보다는 계속 둘이 마주치면서 서서히 마음이 커지는 로맨스였던 것 같다."

- 배우 박보영과 인간 박보영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배우로서는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언니가 하면 된다고 미루는 것이 가능하다. 제가 이제는 선배 쪽에 더 가까워졌더라. 2~3년 전만 해도 부정했는데 이제는 부정할 수가 없다. 스태프들도 저를 선배라 부르는 비율이 더 높아졌고, 후배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선배님들의 좋은 점을 표방하면서 따라가고 있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어떤 좋은 점을 표방하려고 하나?

"저만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제 것만 잘하면 됐는데 시야가 넓어져야 하더라. 같이 가야 좋은 거고, 스태프들도 눈에 밟힌다.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하고 막내 스태프들을 챙기는 일을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을 현장에 가면 느낀다. 저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들이 느껴진다."

-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이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까지, 올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뜻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어떻게 기억될 것 같은가?

"2023년은 특별할 것 같다. 기존에 했던 것과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작품들이다. 그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반응도 좋은 편이라 제가 가지고 있던 갈증이 해소가 됐다. '이런 모습도 잘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 같다. 제가 '힘쎈여자 강남순'에 박형식 배우와 특별출연을 했다. 그래서인지 '도봉순'도 다시 봐주시더라. 이제 밝은 것을 할 때가 됐구나 싶더라. 대중들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중간을 잘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작품이 오는 것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고 운때가 있더라. 그 운이 잘 오길 바란다."

- tvN '어쩌다 사장3'에도 출연했는데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제가 영어를 진짜 못해서 우당탕탕한다. 그래서 진짜 웃기긴 할 것 같다. 일은 열심히 했다. 우당탕탕하는 저를 볼 수 있을 거다."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희망을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뻔한 희망'이라는 단어가 있다. 지금도 지난한 하루를 보내고 있거나 어둠 속에서 힘겹게 본인과 싸움을 하는 사람, 또는 그 싸움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이 있다면, 뻔한 희망을 위해 버티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으니 이 드라마를 보시고 '아침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또 다른 느낌의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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