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스위트홈2' 고민시 "민폐NO, 외로운 시간…눈물버튼은 박규영"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고민시가 더욱 강해져 돌아왔다. 생존을 위해, 또 타인을 위해 손을 내밀줄 아는 인물로 변모한 것. 이에 고민시는 액션스쿨에서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부터 깊이감 있는 감정 열연으로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제는 ‘스위트홈’ 시즌2를 이끄는 인물로 성장한 만큼 고민시의 연기 스펙트럼 역시 더 넓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1일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2(감독 이응복)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 분)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스위트홈' 시즌1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시즌2에는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박규영 뿐만 아니라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이 새롭게 합류해 그린홈 외부로 확장된 드라마를 가득 채웠다.

고민시는 시즌1에 이어 이은유 역을 맡았다. 철없고 까칠한 여고생이던 은유는 시즌2에서 간절함 가득한 여전사로 성장했다. 그린홈을 떠날 때 헤어진 오빠 은혁(이도현 분)을 찾아내겠다는 집념을 가진 은유는 짧아진 머리, 군화와 칼로 중무장하고 괴물이 가득한 거리로 나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새롭게 투입이 된 찬영(진영 분), 늘 뒤에서 자신을 지켜준 현수(송강 분)와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시즌2 마지막엔 은유가 그토록 찾아다닌 은혁이 신인류로 등장해 이목을 집중 시킨 가운데 2024년 여름 공개될 '스위트홈' 시즌3에서 고민시는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은 고민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은유가 시즌1과 시즌2에서 결이 완전히 달라졌다.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나?

"오빠가 사라지면서 은유는 오빠의 존재를 찾아간다. 4부 전까지 시간의 틈이 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은유에겐 오빠를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많았을 거다. 그래서 의상도 그렇고, 머리도 자르고 한 거다. 대사 톤도 바꾸려 노력했다. 시즌1에서는 긴 머리에 화장하고 표현도 서툴렀다면, 시즌2는 냉철하고 내적으로도 성장한다.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시즌1에선 지수(박규영 분)가 초코바를 줄 때 '퍽이나 좋겠다'라고 하지만 시즌2에선 은유가 누군가에게 초코바를 내밀 줄 안다. 오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다 보니 배우고 성장했다. 그런 성장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즌2, 시즌3를 동시에 촬영했다 보니 배우로서 배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

"할 때는 몰랐는데 다음 작품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다. 특히 액션을 처음 해봤다. 저는 제가 담력이 크고 깡이 있고 정신력으로 버티며 저 자신을 내던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약하더라. 훈련하고 습득하면서 내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대사 톤도 처음 써보는 톤이었다. 그런 부분도 다음 작품에서 잘 응용할 수 있었다."

- 액션 훈련은 얼마 정도 했나?

"어떤 액션을 할지 몰라서 촬영 전 3, 4개월 정도 액션스쿨을 다녔다. 활도 쏘고 장칼도 써보고 방망이 등 여러 무기를 썼는데, 어떤 위험에 처할지 모르다 보니 은유가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것이 단도였다. 매듭지어서 단도를 쥐고 다니는데 그런 훈련을 가장 많이 했다. 달리는 장면도 중요했다. 그래서 파주 일대를 감독님, 무술팀과 같이 뛰었는데 목에서 피 맛이 아는 느낌이 들었다. 장기전이고 언제 액션 촬영을 할지 몰라서 체력을 올려야 했다. 체력 끌어올리는 연습, 와이어 연습 등 다양한 연습을 했다."

- 모든 것이 무너지고 괴물들이 나타나는 급박한 상황이 배경이다 보니 연기하는 환경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먼지 안에서 위험하게 할 수는 없어서 콩가루를 많이 사용해 먼지처럼 보이게 했다. 그럼에도 밀폐된 공간 촬영이다 보니 컷하고 나면 숨 쉬러 나가고 들어와서 다시 마스크 끼고 액션 합을 맞췄다. 기름통 던지는 걸 되게 많이 촬영했다. 크게 동작을 하고 괴물들이 쫓아왔을 때 다급하게 하는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했는데 베스트 장면으로 편집해주셨다. 만족스럽다."

- 사실 은유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시즌2에선 위기로 끌고 가는 점이 있다. 그게 민폐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연기한 입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평가는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저는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은유는 은혁을 무조건 찾아야 했다. 시즌1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였는데, 시즌2에선 전체적으로 날카롭고 누군가가 다가오는 걸 원치 않는다. 시즌1에선 툴툴거리면서도 다가갔다면, 시즌2는 본인이 차단한다. 지반장(김신록 분)의 미움을 받으면서 단독행동을 하는 은유의 모습이 시즌1의 결과는 맞다고 생각했다. 은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던 행동이고, 시즌1과도 이어진다고 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라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는 포인트라 생각했다."

- 혹시 캐릭터 해석에서 본인의 생각이 들어간 것이 있나?

"제 의견은 없지만, 저는 이해가 되어야 연기를 할 수 있다.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이해하려 했다. 은유의 달라진 모습을 연기할 때 그 지점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햇수로 4년 동안 은유를 연기한 셈인데, 제가 무조건 이해해야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 체력과 감정 소모가 굉장히 큰 역할이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인가?

"대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으로 행동하는 건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장기전이다 보니 늘 밸런스 유지를 해야 했다. 그것도 단련하고 돌파를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액션스쿨 가서 훈련하고 촬영장 가서도 체력 유지와 분배를 하다 보니 그걸 조절하는 것을 배웠다. 특히 구덩이 신이 힘들었다. 제작진이 구덩이를 리얼하게 파줬다. 장시간 촬영을 하다 보니 그때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 체중 변화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일부러 살을 뺀 건가?

"일부러 마르려고 했다. 상황상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식량이 없다 보니 많이 못 먹었을 거다. 그러다 보니 곯았다. 나중에는 탈진이 올 것 같아서 무술팀이 안 되겠다며 먹으면서 하라고 하셨다."

- 은유는 혼자 은혁을 찾아다니다 보니 연기할 때 외롭기도 했을 것 같다.

"많이 외롭기도 했다. 시즌1 캐릭터도 없고 진영 오빠랑만 붙어있었다. 송강과도 많이 못 했다. 대체로 혼자 촬영을 하다 보니 외로운 시간이었다. 저는 모니터를 늘 하던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모니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오로지 은유처럼 홀로 있길 원했는데, 이것 또한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다."

- 방금 언급한 것처럼 그린홈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제일 안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무조건 지수다. 제 눈물버튼이다. 초코바를 던지던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지수가 울던 장면은 실제로 현장에서도 너무 슬펐다. 그러다 보니 시즌1 인물 중에서는 지수가 가장 안타깝고, 400명 출연자들과 연기를 할 때도 슬펐던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