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바야흐로 이무생 전성시대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는 희대의 사이코패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12월 전혀 다른 두 얼굴을 드러내며 대중을 만난다. 섹시를 장착한 '마에스트라'와 파격 그 자체인 '노량'으로 돌아온 이무생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1월 새 영화로 색다른 이무생을 보여줄 예정. 열심히 또 치열하게 달려온 2023년의 끝, 탁월한 연기 뿐만 아니라 겸손하고 인간적인 매력까지 장착한 이무생이 그려낼 '대세 활약'에 기대가 커진다.
오는 20일 개봉되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그리고 문정희가 출연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여기에 여진구가 이순신 장군의 셋째 아들 이면 역으로, 이제훈이 광해군 역으로 특별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한다.
1,761만명이라는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 2022년 여름 최고 흥행작이자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기록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며 종전을 알린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음력 1598년 11월 19일)을 구현해내 압도적인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이무생은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끝까지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해 전략을 펼치는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에 나섰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마에스트라'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극 속에서 묵직한 인상을 남긴 이무생이다. 일본어와 파격 변발 분장까지 감행하며 왜군 군영에 흐르는 긴장감을 완성하며 압도적인 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에 이무생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노량: 죽음의 바다' 인터뷰에서 비슷한 시기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게 된 소감과 연기 변신에 대한 호평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노량'에 이어 1월엔 '시민덕희'가 개봉이 되고, 현재 방영 중인 '마에스트라'에 이어 2024년 상반기 새 드라마 '하이드'가 공개된다. 열심히 노력한 작품이 연달아 공개되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운이 좋았다. 비슷한 시기이긴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겹침 없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운인 것 같다. 만약 시기가 완전히 겹쳤다면 서로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장르도 매체도 시기도 조금씩 다르다. 올 한해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열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일 것 같다. 감사하다."
- '마에스트라'의 유정재는 참 섹시하고 멋짐이 있는 캐릭터라고 느꼈다. 그런 유정재를 보다가 '노량' 고시니를 마주하니 더 놀랍더라.
"제가 그런 느낌을 낸다기보다는 제작진이 잘 잡아주시고 옷도 잘 입혀주셨다. 메이크업도 해주시고. 그분들이 만들어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그렇게 봐주셨다면, 계속해서 3, 4회도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차세음(이영애 분)에게 집착하고 어떤 부분에선 광기도 보이는 인물인데, 이를 마냥 밉거나 무섭지 않고 끌림이 있게 표현하는 건 배우의 힘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무생 배우의 역량이 돋보이는 캐릭터라 방송 후 호평이 자자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인간 이무생은 이러기 쉽지 않으니까 대본을 보고 '이럴 수 있나?' 했었다. 결국 대본의 힘을 믿고 갈 수밖에 없다. 그분들을 믿으면서 그렇게 해버린 거다. 그런데 그렇게 나왔다는 건 역시 대본의 힘이 있구나. 여기 함께 한 배우들의 힘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 너무 겸손한 것 같다.
"아니다. 워낙 캐릭터 자체가 멋지다. 재력도 능력도 있고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여기서 뭘 더한다거나 개인적인 뭔가가 들어가는 순간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마치 줄 위에 선 듯한 위험하지만 중심을 잘 잡고 작품을 마무리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 '마에스트라' 뿐만 아니라 '노량'도 그랬다. 그런 줄타기를 쓰러지지 않고 잘하면서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보니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부부의 세계'를 비롯해 지금의 '노량'까지 출연하는 작품의 캐릭터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 매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단호히 말씀드리는 건데 그 매력은 제 몸에는 있지 않다. '노량'만 해도 그렇다. 저도 저를 못 알아본다. 갑옷과 의상, 분장이 다 한 거다. 제가 한 거라고는 강풍기를 이겨낸 거밖에 없다. 강풍기의 바람을 처음에 이기기가 쉽지 않더라. 눈 하나 깜빡거리는 것이 다 의미가 되는데, 강풍기 앞에서는 깜빡거릴 수밖에 없다. 눈물이 난다. 그럼에도 표현해야 했기에 눈물을 닦아가면서 했고, 참아내다 보니 이력이 나더라. 그런 고난이 도움이 됐다. 그런 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것이 스크린에 나오지 않았나.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강풍기를 이겨내야 했는데, 그런 힘이 보탬이 됐던 것 같다."
-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멋지고 매력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리고 이번 '노량'에서는 "누구야?" 할 정도로 외모부터 파격 변신을 했고 분량 상관없이 이 작품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연을 선택했는데, 배우로서는 이 역시 큰 도전이었을 것 같다. 도전이라는 지점에서의 의미도 있었을지 궁금하다.
"나름의 용기를 낸 것 같다. 작품이 일단 재미있다고 느꼈다. 저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정확하게 있지 않다. 제가 읽었을 때 끌림이 있다면 관심을 보이는데, 이번 '노량'은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었다. 저 스스로 기준을 잡는 건 연기할 때 해가 되는 것 같다. 고집, 아집, 편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은 늘 열려있다. 좋다, 싫다가 아니라 '그렇구나'라고 바라보는 것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고 제 삶에서도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없는 편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나쁜 역이야, 라고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악역을 하고, 해봤으니 선역을 하고 싶은 니즈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역할을 만나는 것 같다."
- 악역이나 감정적으로 힘든 역할을 하다 보면 삶에서도 영향을 받기도 할 것 같다. 혹시 정신건강을 위해 평소 노력을 하는 것이 있나?
"멍 때리기와 달리기를 한다. 쉬지 않고 뒷산 30분을 뛴다. 그걸 하면 숨이 헐떡거린다. 처음엔 힘든데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하다 보면 나중에는 괜찮아지더라. 또 기본적으로 힘들고 땀이 나야 생각이 없어진다. 악역을 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힘들다. 그런 감정의 찌꺼기를 버려야 한다. 이전에는 그것을 어떻게 하면 버릴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고 노력했는데,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만 더 쌓이더라. 결국 방법은 생각을 안 하는 거였다. 그럴 때마다 무조건 나가서 땀을 내고, 힘들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더라.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루틴이 됐고 행복하더라. 작품을 하고 끝나면 항상 2~3시간 가만히 있고, 그래도 잡생각이 들면 바로 나가서 달리기를 한다. "
- 2023년도 정말 열심히 달려왔는데, 올해를 돌아봤을 때 소회는 어떤가.
"정말 쉼 없이 달려왔고, 지금은 작품을 다 마무리하고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 휴지기에 온전히 작품 홍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좋다. 홍보는 또 다른 느낌이라 얻어가는 것이 많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 홍보에 집중할 수 있어 행복하다. '서울의 봄'이 잘 되니 관객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참 좋다. 제자리를 잘 찾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노량'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서 새해를 잘 열면 좋겠고,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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