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올해 연예계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은 마약 스캔들이다. 과거 마약에 손을 댔던 유명인들이 악몽 같은 시간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봤지만, 올해도 수많은 스타들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유아인의 마약 혐의는 큰 실망을 안겼고, 이선균과 지드래곤(권지용)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되며 파문은 커졌다. 남태현과 서민재는 뒤늦은 후회를 했고, 돈스파이크는 구속돼 죗값을 치르고 있다.
◇ 유아인, '마약 181회 상습투약' 혐의…최악의 마약 스캔들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으며 빛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던 톱스타 유아인이 마약 혐의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유아인은 지난 2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코카인, 케타민 등 다른 마약을 한 정황 등 각종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며 최악의 마약 스캔들 주인공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약 18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인이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용 마약류는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총 4종이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천1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도 있다. 지난 1월 공범 최씨 등과 미국에서 코카인,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 유아인의 증거 인멸 지시 및 지인들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추가로 적발됐다. 유아인은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 두 차례 구속을 모면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아인의 첫 재판은 지난 12일 열렸다. 유아인 측 변호인은 지인 최모씨와 대마흡연만 인정하고, 프로포폴과 대마흡연 교사, 증거인멸 교사, 마약 방조, 범인 도피, 협박 등 나머지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다소 있어 사실관계와 법리를 깊이 있게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던 배우 유아인은 수차례에 걸친 소환 조사와 첫 재판을 받으며 고개를 숙였고 사과했다. 첫 재판 현장에 초췌해진 모습으로 출석한 그는 "저로 인해서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작품들에 끼친 민폐도 컸다. 촬영을 앞뒀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에서는 하차했고, 촬영이 끝난 '하이파이브' '승부' '종말의 바보' 등 차기작들은 아직도 대중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작품 속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던 유아인은, "영치금으로 쓰라"며 시민이 던진 돈다발에 맞는 비운의 스타가 됐다.
◇ 이선균-지드래곤, 유흥업소발 마약 스캔들…경찰 과잉수사 도마
10월에는 이선균과 지드래곤이 나란히 유흥업소발 마약 스캔들에 연루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경찰의 과잉 수사, 부실 수사 지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지드래곤의 마약 조사는 무혐의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평소 성실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배우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선균은 올해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자택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모처에서 대마초 등 마약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두 차례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그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들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지금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 숙였다. 이선균은 국과수 1차 모발 정밀감정과 2차 체모감정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당초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이선균은 이후 "마약 투약 자체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반면
유흥업소 여종업원 A실장 측 변호인은 이선균이 마약인줄 알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 조사 과정에서, 유흥업소 스캔들까지 불거지며 이미지가 추락했다. 그는 "마약 사건과 관련해 협박 당했고 수억 원을 뜯겼다"라며 유흥업소 실장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이선균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 수사와 관련,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반면 지드래곤은 마약 수사의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 지드래곤은 2011년에 이어 12년 만에 또 마약 논란에 휘말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은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드래곤이 지난해 12월 해당 유흥주점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드래곤의 입장은 한결 같았다.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졌을 당시부터 수 차례 "나는 마약 투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지드래곤은 자진 출석을 요청했고 모발과 손톱, 발톱까지 임의 제출했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는 물론 국과수 모발, 손발톱 정밀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경찰은 지드래곤의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을 진술했던 유흥업소 실장 A씨는 "지드래곤이 직접 마약한 건 보지 못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마약 투약 의혹 수사에 있어 무리하게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론이 불거졌고 경찰은 제보가 구체적이어서 수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지드래곤을 이번주 중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할 계획이다.
◇ 남태현·서민재 뒤늦은 후회→돈스파이크 실형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 가수 남태현, 방송인 서민재(서민수로 개명) 등은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남태현과 방송인 서민재는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서민재는 자신의 SNS에 남태현과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경찰은 이들을 수사하면서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했고, 국과수 감정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 결과가 나왔다. 지난 7일 오전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은 남태현과 서민수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구형 이후 남태현은 최후 진술을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남태현은 "나는 마약 재활시설에 입소해 매일 아침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제는 사람답게 살려고 한다"며 "마약이 큰 문제가 되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같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마약 예방에 앞서겠다"고 약속했다. 남태현은 마약을 끊기 위해 재활센터에 입소해서 생활했으며, 지난 달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약물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서민재 역시 '추적 60분에 출연해 마약 투약 후 직업을 잃었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서민재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여성을 위한 재활 시설이 없다며 "시설에 입소해 있으면 규칙적인 프로그램을 소화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작곡가 돈스파이크는 지난 9월 마약 혐의로 실형 2년을 선고 받았다.
돈스파이크는 지난해 12월부터 9회에 걸쳐 4천500만원 상당의 필로폰 매수하고, 여성접객원 등과 함께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하는 등 총 14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7회에 걸쳐 필로폰 및 엑스터시를 교부하고, 20g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과거 돈스파이크가 마약류 투약으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0년에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벌금형 5000만 원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 별건의 마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는 등 동종 범죄 전력이 공개된 바 있다.
돈스파이크는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후 검찰은 2차 공판에서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며 재활치료 200시간 이수 및 3천985만 7천500원 추징을 명령했고, 이후 돈스파이크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던 돈스파이크는 상고심에서 실형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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