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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박서준·한소희 만났건만…촌스럽고 매력 없는 '경성크리처'


10부작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파트1 12월 22일, 파트2 1월 5일 공개
1945년 경성 배경 크리처물, 식상하고 산만한 스토리·캐릭터 매력 부재
기대보다 아쉬운 파트1…박서준x한소희 절제된 멜로, 파트2와 시즌2는 터질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크리처물. 게다가 주연 배우가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한 박서준과 한소희다. 여기에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으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던 '경성크리처'다. 시즌1이 공개되기 전에 시즌2까지 촬영을 마쳤다고 하니, 제작진의 자신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경성크리처' 파트1은 높아진 기대감을 발로 빵 차버린다. 식상한 전개와 구성, 매력 없는 캐릭터, 촌스럽기까지 한 연출까지, 아쉬움만 가득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SBS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가 의기투합했으며, 박서준과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위하준, 박지환, 최영준, 강말금, 현봉식 등이 출연했다.

배우 한소희와 박서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1945년 봄. 경성 최고 자산가 장태상(박서준 분)은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이자 사람이든 돈이든 물건이든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그를 거쳐야 하는 제1의 정보꾼이다. 어느 날 경무국에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간 그는 이시카와 경무관에게 벚꽃이 지기 전까지 사라진 자신의 애첩 명자(지우 분)를 찾아내지 못하면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빼앗겠다는 협박을 받는다.

모든 정보통을 동원했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해 애가 타는 순간, 태상은 실종된 사람을 찾아주는 전문 토두꾼 부녀 윤채옥(한소희 분)와 윤중원(조한철 분)을 만난다. 채옥은 실종된 어머니를 찾던 중 태상의 도움을 얻기 위해 그와 손을 잡고, 그들은 모든 의심이 향하는 옹성병원에 잠입한다. 옹성병원이 감춘 거대한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 태상과 채옥은 탐욕이 탄생시킨 괴물을 마주하게 된다.

일단 겉모습은 화려하다. 화려한 CG 기술로 완성한 괴물 비주얼부터 경성 최대 규모의 전당포 금옥당과 월광바 등 1945년 경성을 제대로 구현한 공간, 시대를 반영한 의상과 소품, 거대한 비밀이 숨겨진 옹성병원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본정거리의 금옥당과 월광바는 화려하고 웅장한 표현을 위해 4,500평 정도 되는 땅에 오픈 세트를 지어 탄생된 것이라고. 여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느끼게 하는 박서준, 한소희의 비주얼까지, '경성크리처'의 외형은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음을 실감케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금옥당 비주얼. [사진=넷플릭스]
배우 한소희와 박서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하지만 극의 완성도나 재미 면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아직 광복이 오지 않은 경성의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에게 핍박을 당하며 처절한 삶을 이어간다. 이는 부와 명성을 쟁취한 장태상 역시 마찬가지. 자신이 일군 금옥당을 호시탐탐 노리며 무력을 사용하는 일본인에 자존심을 다친 태상은 어떻게든 명자를 찾아 금옥당을 지키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극은 일본의 만행을 부각하는 동시에 애국과 변절 사이의 고뇌, 태상과 채옥의 멜로, 탐욕으로 만들어진 괴물과의 목숨 건 싸움, 모성애를 비롯한 인간애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깊이감 없이 산만하게 흩어져 몰입도가 떨어진다. 등장인물은 많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더 큰 문제는 새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3년 전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을 통해 한국형 크리처물을 접했고, '경성크리처'가 공개되기 전까지 화려한 액션과 CG를 무기로 내세운 장르물이 많이 제작됐다 보니 '경성크리처' 속 크리처가 만들어내는 상황은 뻔하고 식상하다. 특히 괴물에게도 모성이 존재한다는 설정이나 정동윤 감독이 차별점으로 언급한 슬픔의 감정 역시 색다르지 않다. 물론 가족애, 모성애는 시대와 국경을 막론하고 통하는 감정이고 모든 것이 새로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성크리처'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매력을 선뜻 꼽기 어렵다는 건 제작진이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슬로우모션은 촌스럽고, OST는 극 분위기와 따로 놀아 당황스럽다. 박서준, 한소희, 위하준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파트1에선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평면적인 캐릭터나 산만한 극 전개 탓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어색한 말투와 톤은 몰입을 방해한다. 또 절제된 멜로라고 표현이 됐지만, 박서준과 한소희의 케미는 이들이 처한 상황 때문에 제대로 터지지 못했다. 눈빛 속 애틋함을 담아내고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이 파트2에서는 절절한 멜로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배우 박서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한소희가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한소희와 박서준이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22일 1회부터 7회까지 해당하는 파트1 공개 후 1월 5일 남은 3회차가 담긴 파트2가 공개된다. 그리고 시즌2 역시 준비되어 있다. 파트1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향후 남아있는 회차에서는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다', '끝까지 보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경성크리처'의 갈 길이 멀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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