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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① 끝없이 빠져든다, 놀라운 장재현의 오컬트 세계


장재현 감독, '검은 사제들'·'사바하' 이어 '파묘'로 오컬트 매력 극대화
"우리 땅에 상처, 트라우마 깃들어" 잘못된 과거 소멸시키는 정서
최민식도 감탄한 리얼리티, 우리나라의 민족성 은유+장르적 표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역시 장재현 감독이다. 잘못된 과거를 소멸하는 정서를 품은 파묘를 소재로, 우리나라의 민족성까지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장르의 재미를 극대화 했다. 보면 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오컬트의 세계다.

22일 개봉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개봉 첫 날 3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더니 개봉 3일 만에 100만,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고 압도적인 흥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유해진, 이도현,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최민식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유해진은 예를 갖추는 장의사 영근, 이도현은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을 맡아 신들린 열연을 펼쳤다. 6개의 장으로 나뉘어 전개되는 '파묘'는 어렸을 적 100년이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장재현 감독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됐다.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는 그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직접 15번 정도의 이장을 했다고. 그리고 "파묘의 근원은 뭔가 잘못된 과거를 꺼내 소멸시키는 정서"라며 "그것을 발전시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 땅에 상처, 트라우마가 많다. 이걸 파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는 최민식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 땅에 상처, 트라우마가 있다"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는 최민식은 뚝심이 있는 장재현 감독에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 마음이 '파묘'를 특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직접 듣고 봐야만 시나리오를 쓸 수 있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재현 감독은 CG 역시 거의 의존하지 않았다. 현실 판타지 장르이기 때문에 발을 땅에 딛고 있지 않으면 몰입도를 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배우 최민식과 유해진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무당 화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이에 장재현 감독은 축축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담기 위해 전국을 탐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부터 경기도 파주, 강원도 고성, 춘천, 원주, 충청도 충주, 당진, 전라도 무주, 경상도 부산까지 전국 각지의 다른 공간을 나누어 촬영한 후 한 공간인 듯 연결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묘 터를 지정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제작진은 약 1,200평에 달하는 세트장 부지에 2m 넘게 흙을 쌓아 올리고 50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옮겨 심는 노력으로 음산한 기운의 묘 터를 구현했다.

카메라 4대를 동원해 현실감을 제대로 살리며 압도적 기세, 기운을 느끼게 한 대살굿은 물론이고, 크레인 두 대를 이용해 만들어낸 도깨비불까지, 장재현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의 피땀눈물이 담겨 매 순간 명장면이 됐다.

과감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편집과 카메라 구도는 시각적인 재미를 느끼게 하고, 영화의 색채와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지는 사운드는 귀를 지나 심장까지 두드리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후반부 풍수지리학에 따라 우리나라는 나무에, 일본은 칼에 비유하며, 부러지지 않고 꺾이지 않으며 뿌리만 있다면 다시 자라나는 우리의 민족성을 은유적으로, 또 장르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세공을 거쳐 '오컬트 장인' 이름값을 제대로 입증한 장재현 감독, 그리고 '파묘'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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