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차기작을 언급했다.
'파묘'를 만든 장재현 감독은 13일 방송되는 아리랑TV 특별기획 프로그램 'The Globalists'에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는 형식의 대담 프로그램이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어렸을 적 살던 마을 뒷산에 있던 묘가 이장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라며 "당시 굿을 하던 현장이나, 관을 올리는 모습이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장르라는 틀 안에서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다"라고 '파묘'를 만든 이유를 전했다.
그는 '파묘'가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에 대해 "원래 좀 더 그로테스크하고 음침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마음이 바뀌었다"며 "코로나 등으로 다시 어렵게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릴과 긴장감을 최대한 감안해서 제작했다"라고 말했다. 또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후련함을 주고 싶었는데, 그것이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영화를 공개했던 장재현 감독은 "외국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무서울 때는 무서워하지만 재미있을 때는 크게 웃더라"며 "엔터테인먼트로 좋아해주는 반응이 의외였고, 영화를 본 이후에도 한국 문화에 대해 더 궁금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러 갈 것인가"라며 "나를 비롯한 한국 관객을 위해 집중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실감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 무속인들은 일이 벌어진 '이유'를 찾아가는 사람들로, 산 자와 죽은 자의 통역사의 역할을 한다"며 "외국의 호러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제 영화는 '전문가'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를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구조가 중심"이라고 다른 영화와의 차이점을 밝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까지, 오컬트 장르를 연달아 만들고 있는 장재현 감독은 "우리 사회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너무 터부시하고 있지만 사랑, 의리, 정 같이 보이지 않는 것들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영화 '드라큘라'도 사실 장르라는 틀 안에서 사랑을 이야기한 것처럼, '파묘'도 뜯어보면 우리의 땅과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재현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주제를 정해놓고 만들자는 주의는 아니다"며 "영화가 끝났을 때 관람객이 어떤 감정이 드는지가 중요하고, 그것을 향해 간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에 제가 어떤 작품을 가지고 나온다면, '이래서 파묘를 찍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차기작에 대한 언급을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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