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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파묘' 장재현 감독 "대살굿 50%라 아쉬워, 반일NO·中개봉 원해"


(인터뷰)장재현 감독, 천만 돌파 앞둔 '파묘' 흥행 감사 인사 "매일 매일 감사"
"항일 소재보다 우리 과거, 땅에 남겨진 응어리, 한 없애고 싶었다"
"'파묘' 깊게 파고 관심 가지는 팬덤 덕분에 영화 생명력 길어져, 행복한 순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파묘' 장재현 감독이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보내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N차 관람 열풍과 함께 다양한 해석이 일고 있는 '파묘'는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흥행을 주도 하고 있다. 이에 '파묘'가 앞으로 써내려갈 기록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장재현 감독은 중국에도 개봉 기회가 생길 수 있길 바랐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최민식과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김재철 등이 열연을 펼쳤다. 지난 2월 22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까지 누적 관객수 952만 명을 넘어서며 천만 영화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장재현 감독이 영화 '파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또 베트남에서도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로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일본 개봉도 예정되어 있는 상황. 배급사 쇼박스 측은 "일본 배급사는 정해졌고 시기는 미정이다"라고 알렸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세 번째 영화로 '천만 감독' 등극을 앞두고 있는 장재현 감독은 21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흥행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장재현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곧 천만을 넘는다. 소감이 어떤가?

"영화를 만들 때 손익분기점만 생각한다. 천만은 조금도 생각한 적 없다. 영화를 완성하고도 감독 입장에서 아쉬운 것만 많이 보인다. 어벙벙했는데 배우들, 스태프들, 홍보하는 분들도 다 좋아하니까 저도 덩달아 좋아하고 있다. 이런 시간이 평생 또 오지 않을 수 있지 않나. 매일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 아쉬운 것은 무엇이었나?

"매 장면 실수한 것만 보인다. 제일 아쉬운 것을 굳이 얘기하면 대살굿 장면이 아쉽다. 배우들은 진짜 잘했다. 그런데 제가 50% 밖에 못 담았다. 시간도 많이 없었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잘 담았을 텐데, 배우보다 제가 부족해서 아쉽다."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무당 화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이렇게 흥행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러 가지가 있다. 제가 첫 관객이니까 제가 재미있는 거 위주로 영화를 만들게 된다. 처음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초심이 있고, 그렇게 글을 쓰는데 만들면서 그 생각이 희미해진다. 장면을 만들면서 초심을 까먹는데 개봉했을 때 초심이 영화에 드러난다. 제일 처음 했던 초심은 오락적인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 신을 재미있고, 처음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 주겠다였다. 그래서 안전한 길을 선택하진 않았고 큰 흥행도 생각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었고, 그것이 영화가 개봉하니 다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건 배우들의 영향이 크다. 역할을 잘 소화하고 궁합이 잘 맞았고 마케팅도 적절했다."

- 최민식, 김고은을 비롯한 배우들이 항일 소재의 전작을 했었다. 그것이 연관이 있었기도 했나?

"캐스팅에서 항일 소재는 생각하지 않았다. 캐릭터에 맞춰서 생각하고 캐스팅했다. '명량' 생각을 아예 안 했다.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 때 그런 서브 텍스트가 최대한 안 드러나도록 만들려고 한다. 그걸 목적으로 했으면 이렇게 안 만들었다. 최대한 장르적인 재미를 살리려고 했을 뿐 사상을 담으려고 한 건 아니다."

-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과거 감정, 정서를 최대한 도드라지지 않게 했다. 95% 정도 장르적인 재미를 끌어올리려 했다. 그런 장르적인 재미와 새로움을 안 좋아하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장르적인 재미에 집중했고 외국 관객들도 그것을 보신 것이 아닐까 싶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상덕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여우가 뱀의 허리를 끊었다'라고 하는데, 그런 무속 신앙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풍수지리사 분들을 세 분 정도 만나 지내다 보니까 파묘 소재에 집중하게 된다. 파고 파고 안으로 들어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다 보면 우리나라의 한에 다다르게 된다. 쇠말뚝이 우리 어렸을 때 교과서에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풍수지리사를 만나면서 느낀 건 이것이 있는지 없는지 의견이 분분하고, 저도 그걸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이게 나오면 안 된다고 판단해서 상징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었다. 그렇게 정령 사상이 들어오면서 우리가 말하는 '험한 것'이라는 존재가 됐고, 거기에 장르적인 재미를 만들려고 했다. 굉장히 조심스럽다. 쇠말뚝이 있고 없고에 포커싱을 맞춘 것이 아니라 뭔가를 꺼내 없애는 것이 중요했다."

-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영화에 깊게 파고들어 해석하는 팬덤이 생겼다. 그런 심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나? 저마다 해석을 하는데 놀라웠던 점이 있었다면?

"거의 대부분이다. 관객들이 영화의 코어에 대해서 점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무속이나 풍수 사상, 장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건 좋고 의미 있고 고맙다.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재미있게 봤으니까 그 작품을 파지 않겠나. 하지만 해석하도록 의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건 관객들의 감정이다. 즐겁냐, 슬프냐, 후련하냐 그 감정에 집중하지 해석하게 만들려고 의도하거나 하지 않았다. 저는 말끔한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를 좋게 보시니까 재창조하고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그것을 해석한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있어야 영화의 생명력이 길어진다. 극장에서 영화가 내려가도 관객들이 계속 만들어내고 하는 걸 보면 생명력이 길게 느껴져 저는 행복하다."

- 이름과 번호판도 그렇고, 김좌진 장군의 필체 등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얘기되고 있다. 혹시 관객들이 아직 찾지 못한 디테일이 있나?

"저는 관객들이 어디까지 알아냈는지 모른다. 서사적인 밀도나 정보적인 것에서 디테일을 많이 찾으려 한다. 이름이나 차량 번호뿐만 아니라 차 색깔이나 신발 하나까지 이스터에그라고 생각하지 않고 만든다. 그저 캐릭터나 서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걸 선택해서 채우려고 하다 보니 이스터에그처럼 느껴지는 거다. 덕질한다고 하는데 관객들이 밀도를 높이다 보니 그렇게 알아내는 것 같다. 제가 못 만들어서 한 번에 못 보여주고 두 번 봐야 보이는 것 같다. 정말 관객들이 어디까지 알아냈는지 모르겠다."

장재현 감독과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 현장에서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일본 개봉도 시기를 논의 중으로 알고 있는데 항일-반일 정신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나?

"이 영화를 하면서 다른 나라에 포커싱을 두지 않으려 했다. 저의 성장을 도운 것이 일본 만화, 일본 문화였다. 제 성장의 원동력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리스펙하고 저도 소위 오타쿠다. 반일이라고 프레임이 짜여있어서 그렇지 포커싱을 두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과거, 피 묻은 우리나라 땅에 집중하려고 했다. 과거는 과거다. 뭔가를 겨냥한 적대감을 영화에 최대한 안 묻히려고 했다. 친일을 비판한다기보다는 이 땅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찾아 과거로 가다 보면 뭔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것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물 건너온 이들에게 침범을 당하고 피해를 받았던 두려움이 있지 않나. 시간 여행을 하다 보니 딱 걸린 부분이었다."

- 얼마 전 '건국전쟁' 감독이 '좌파 영화'라고 했던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화를 받아들이는 건 가지각색이다. 그쪽으로 받아들이는 분이 있다면 어쩔 수 없다. 영화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제가 그것을 의도하지 않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 중국에선 도둑 시청 및 축경 조롱 악플을 쏟아내기도 했다.

"우리는 중국 영화를 사랑한다. '패왕별희'가 재개봉할 거고, 장국영 기일도 곧 온다. 제가 중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는 입장에서 한국 영화도 중국에 보여주고 싶다. 개봉 기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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