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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댓글부대', 신선한데…뭔가 애매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의 신작, 3월 27일 개봉
댓글 여론 조작 소재, 재기발랄하고 속도감 넘치는 연출
기자 손석구x'팀알렙' 김성철·김동휘·홍경, 신선 조합…허무한 결말 아쉬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방이 아쉽다. 분명 초반 기세는 좋다. 신박한 소재를 풀어가는 과정이 몰입도가 넘치고 엄청난 속도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후반이 문제다. "그래서 뭐야?"라며 물음표를 남겨놓은 결말은 찝찝하고, 기대했던 재미 역시 뚝 떨어진다. 조금만 더 선을 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한순간 '기레기'가 된다. 결과는 14개월의 정직. 하지만 임상진을 받아주는 언론사는 없다. 그러던 중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라며 온라인 여론조작에 대해 제보하겠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이라고 소개한 제보자(김동휘 분)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임상진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모를 '진실게임'에 파고든다.

'댓글부대'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비범하고도 독특한 각본과 연출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안국진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재기발랄하다. 촛불집회 등 실제 사건과 온라인 기사, SNS와 커뮤니티 밈을 적극 활용해 여론 형성이 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또 유쾌하게 담아냈다. SNS 사진 하나로 담배 광고 효과를 높이고, 잘 나가던 영화를 순식간에 망하게 하는 방법 등 '팀알렙'이 보여준 여론조작도 흥미롭다. '저럴 수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극에 훅 빠져들게 된다.

배우 김동휘와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임상진을 통해 본 기자의 세계도 마찬가지. 대기업 만전에 맞서 고군분투하다 결국 나락으로 뚝 떨어져 버린 임상진은 꽤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그가 '팀알렙'과 손잡고 통쾌한 결말을 그려내길 응원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 이런 기대감을 배신한다. 물론 이 또한 '판타지'가 아닌 '리얼'을 선택한 결과이겠지만, 임상진과 함께 열심히 달려온 관객 입장에서는 허무할 수밖에 없다. 분명 신선하고 재미도 있지만, 이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하려 할 때 “애매한데”라며 망설여지는 이유다.

기자 일에 대한 디테일도 아쉽다. 임상진이 "특종"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엄청난 기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양측 팩트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그것도 두 번이나), 기사 작성 방법 등 세밀함은 다소 부족하다.

배우 홍경, 김성철, 김동휘가 영화 '댓글부대'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들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기자 임상진을 무리 없이 연기했으며,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인 찡뻤킹 김성철, 작가 지망생이자 제보자 찻탓캇 김동휘, 키보드 워리어 팹택 홍경은 욕망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춘의 다양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역할 분담이 명확한 한 팀으로 보이고 싶었다는 김성철의 바람처럼, '팀알렙'으로 뭉친 세 사람의 티키타카는 '댓글부대'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3월 27일 개봉. 러닝타임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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