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21년차 가수지만, 올해 데뷔한 1년차 가수처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현역 가수로, 오래 건강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김재중의 데뷔 20주년, 참 다사다난 했다. 스스로 돌이켜봐도 위기가 참 많았던 시간이었다. '안전지대' 밖에서 강해져야 했고, '잡초'처럼 버텨준 고마운 팬들이 있었다. 가수로, 연기자로, 소속사 대표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맞은 김재중은 다시 시작점에 섰다.
김재중은 25일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위치한 인코드 사옥에서 네 번째 정규 앨범 'FLOWER GARDEN'(플라워 가든)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갖고 20주년 소회를 전했다.
이날 김재중은 "20주년 기념 앨범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라며 "어렸을 때는 막연하게 내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 때는 27살이 어른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했다. 결혼도 하고 가족도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는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기념 앨범을 낼 수 있게 됐다. 이 현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재중은 한류 문화를 꽃피운 '2세대 대표 아이돌'이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인기를 얻었다. 소속사 전속계약 분쟁과 동방신기 탈퇴를 겪었으며, 김준수, 박유천과 3인조 그룹 JYJ로 활동했다. 박유천이 마약 투약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며 팀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김재중은 지난해 6월 엔터사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20주년 기념 앨범인 만큼, 지난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위기가 정말 많았다.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날 것 같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해요. 실수가 위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 실수와 위기를 어떻게 견디고 넘어서냐가 관건이에요. '언제가 위기냐'고 묻는다면 늘 위기였어요. 전 안전지대에서 활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소속사가 있고 멤버들이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사실 완전체가 아니게 된지 좀 오래됐잖아요. 그 다음 그룹(JYJ)도 솔로 활동에 의존해있었던 팀이라 완벽한 안전지대가 아니었어요. 스스로가 단단해지고 강해져야 했어요. 주변의 힘에 의존하고 의지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스스로 지지할 수 있는 지금이 감사해요. 혼자서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많았기 때문에, 몇 배로 더 감사한 시간이에요."
SM엔터테인먼트에 몸담았던 시절부터 논란이 있었던 멤버 박유천까지, 지난 시간과 멤버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표정이 한결 편안했다. SM엔터와 이수만 전 총괄의 분쟁이 있기 전,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 이수만에 "죄송하고 고맙다"는 편지를 쓴 일화도 들려줬다.
김재중이 지난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곁에 있어준 팬들 덕분이었다. 그래서인지 20주년 앨범에는 '팬'에 대한 키워드가 많다.
타이틀곡 'Glorious Day(글로리어스 데이)'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나와 그런 팬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나. 우리 함께 하는 날이 글로리어스 데이가 아닐까'라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글로리어스 데이'라는 제목을 받는 순간 확 꽂혔어요. 타이틀곡이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팬들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잘 담길 곡이겠구나 싶었어요. 누군가가 20년, 21년 동안 가장 전성기가 언제냐.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 언제였냐고 물어보면, 그룹 생활 할 때는 당당히 '지금'이라고 이야기 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암흑기였고 지쳐있었을 시기조차도 영광스러운 날들이더라구요. '항상'이었어요. 뮤직비디오에는 한송이의 꽃부터 다양한 꽃밭, 하늘에 떠있는 꽃, 제가 생각하고 있는 꽃의 이미지가 담겨있어요. 크기가 중요하지 않아요. 한 명 한 명의 사랑, 팬들이 소중하고 그 분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둘 이상이어야만 실현이 된다고 깨달았어요."
김재중은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두고 가사지에서 오타를 발견, 8만장 전량을 폐기하기도 했다. 막대한 금전적 비용을 감수한 이유에도 팬들이 있다.
김재중은 "스티커를 붙여서 그냥 내도 되지만, 정성스러운 앨범이자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팬들이 소유하게 되는 앨범이고, 그 아티스트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티켓으로도 쓰인다. 그 소중한 음반에 실수를 첨가한다는게 용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용을 아낀다고 해도 실수를 선물해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새 앨범을 집어든 김재중은 "잡초 같은 팬들부터 새싹 같은 팬들까지, 함께 지켜봐준 분들이 너무 다양하다. 20주년이라는 숫자보다, 크고 작은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깨닫고 만들어진 앨범이다. 내용물 말고도 많은 마음이 담겨져 있어서, 이 앨범이 무겁다"라고 했다.
20주년을 맞은 '노땅'가수로 여겨지는 것이 싫다는 그는, 여전히 현역 가수를 꿈꾼다. 김재중은 "71살까지 현역 가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앨범은 앞으로 더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다.
"얼마 전 데뷔한 소속사 아이돌 멤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올해 데뷔 21년차인데, 올해 데뷔한 1년차 가수인 것처럼 활동하고 싶다'고. 리셋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돌아서 나를 찾게 된 것이 20년이에요. 이제부터 시작 아닌가. 새로 시작하지만 묵직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20주년이라고 하니 노땅이 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요. 오래오래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짧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중은 이날 오후 6시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네 번째 정규 앨범 'FLOWER GARDEN'(플라워 가든)을 발매한다. 데뷔 20주년 앨범 발매와 함께 7월 20일과 21일 콘서트 '20TH ANNIVERSARY 2024 KIM JAE JOONG ASIA TOUR CONCERT "FLOWER GARDEN" in SEOUL'(플라워 가든 인 서울)’을 개최한다. MBN '나쁜 기억 지우개'로 8년 만의 드라마 출연도 앞두고 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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