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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극한의 '탈주'→'시그널2'…이제훈, 차기작 부자의 고민·다짐


(인터뷰)배우 이제훈, 영화 '탈주' 북한군 병사 규남 役 극한의 열연
구교환에 러브콜→'탈주' 만남 성사 "오래전부터 흠모, 매력 어마어마"
"탄수화물 극한으로 줄이며 식단, 다시는 못 할 것 같아"
"'협상의 기술'에선 구강액션, 몸 쓰는 것이 편하다 싶을 정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제훈이 또 한번 극한의 도전에 성공했다. 이번엔 구교환과 완성한 '탈주'다. 외형은 물론이고 자유를 갈망하는 간절함까지, 이제훈은 자신의 모든 것을 갈아넣어 '탈주' 속 규남을 완성했다. 주연으로서의 부담감 고백과 함께 더 잘하기 위해 노력을 더 많이 할 것이라는 그의 다짐엔 진심이 뚝뚝 묻어났다.

지난 3일 개봉된 '탈주'(감독 이종필)​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비무장지대, 철책 반대편의 삶을 향해 생사의 선을 넘어 질주하는 북한군 병사 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 사이에 벌어지는 숨가쁜 추격을 그려냈다.

이제훈은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내일을 향해 질주하는 규남 역을 맡아 구교환과 팽팽한 추격전을 완성했다. 군사분계선 인근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는 중사 규남은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나, 실패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으로의 탈주를 꿈꾸는 인물이다.

꿈을 향해 사투를 벌이는 규남의 간절한 심정과 처절한 몸부림을 표현하고자 했던 이제훈은 체중 감량은 물론, 끝도 없는 달리기와 거친 수풀과 진흙 늪을 지나는 힘든 촬영도 열정으로 소화하며 체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SBS '모범택시2'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연기대상 주인공이 된 이제훈은 최근 MBC '수사반장 1958' 흥행도 이뤄냈다. 현재 안판석 감독의 JTBC '협상의 기술' 촬영 중인 이제훈은 김은희 작가의 '시그널2'와 SBS '모범택시3'까지 차기작이 꽉 차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이제훈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 소감이 궁금하다.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 직접 얘기를 많이 듣고 싶다. 저희가 목표한 톤앤매너나 메시지가 보시는 분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나 하는 것에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짜릿한 추격 액션 이야기를 직선적으로 보여준다.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명확하다. 규남이를 통해 이야기를 본다면, 탈주를 감행하는 인물에게 탑승해 진짜 뛰어든 사람처럼 응원하며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극장을 나오면서는 '잘 봤다', 웃으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구교환 배우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 이제훈 배우를 사로잡은 구교환 배우의 매력은 무엇인가?

"대중적으로 관객들에게 인식이 된 것이 '모가디슈'이지 않을까 싶은데, 영화계에 계신 분들은 '꿈의 제인'으로 이 배우를 인식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이 사람의 존재를 알았다. 제가 '파수꾼'을 했었는데, 구교환 배우는 윤성현 감독과 '아이들'이라는 단편을 찍었다.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파수꾼'이 나오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한다. 그때부터 구교환이라는 배우의 존재를 강렬하게 알았는데 그가 감독으로 보여주는 매력도 어마어마하다. 멋진 행보를 가는 배우다. 오래전부터 흠모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심을 표현했는데, 당황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하트로 받아주셔서 매우 기뻤다. 그 즉시 제작사에서 '탈주' 시나리오를 보내드리자 했다. 그렇게 실행하고 나서 얼마 안 되어 빠르게 답이 왔다. 그래서 행복했다. 그렇게 조합이 되니까 개인적으로 신선하지 않았나 싶다. 제가 좋아서 그렇게 했고, 잘 만들어서 보여드리면 만족이 큰 작품일 거라 생각했다."

- 같이 작업을 해보니 어땠나?

"이 사람의 매력의 끝은 어딘가 계속 생각했다. 극 속에서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 '현상이 물티슈로 손을 닦고 핸드크림을 바른다'가 시나리오의 내용이다. 그런데 물티슈로 비둘기가 나오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 둘의 관계에서 보이지 않은 부분을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특이한 사람일 수 있지만, 나름 전사를 생각하고 참여하다 보니 정말 친했던 친형제의 모습이 남아 있다. 천진난만함을 그 짧은 것으로 보여준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상은 예술적인 것도 그렇고 자리도 그렇고 여유롭고 갖출 것은 다 갖춘 인물인데, 누군가를 쫓을 때는 냉혈하고 잔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온도차가 큰 인물이라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 캐릭터를 다른 누가 할 수가 생각했을 때 저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 현상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했는데, 규남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영화의 목적성이 규남을 통해서 드러난다.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보장받지 못한다. 환경이 쉽지 않더라도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다며 실행에 옮긴다. 그걸 목숨 걸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인간으로 느끼는 욕망, 도전정신, 보장되지 않더라도 해보겠다며 꿈을 꾼다는 것에 대한 메시지가 규남과 동일시된다고 본다. 규남은 장애물이 수없이 많지만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이거 아니면 죽음밖에 없다는 정신과 마음이다. 저도 배우 꿈을 꾸면서 사는데,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장된 것이 없다. 누군가가 선택해줘야 연기를 할 수 있고 사랑을 해줘야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미지수 가득한 삶이었어도 꿈을 향해 도전하며 20대를 살았고, 지금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하고 싶다. 다른 건 생각이 안 난다. 규남은 그곳을 향해 가야지만, 인생의 꿈을 꿀 수 있다. 과정이 험난하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이 멋있고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직진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이 영화 '탈주'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이 영화 '탈주'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까지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그런 도전 의식이 규남과도 맞닿아 있는 것인가? 그 원동력도 궁금하다.

"배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는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것이 없다면 이 자리에 있기 힘들고 연기를 계속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 속 수많은 배우를 보며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라는 열망을 가졌다. 그래서 20대 중반에 학교에 가서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다행히 기회를 얻으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기적 같다. 그 근간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어떤 일을 하든 중심이 됐다. 물론 다른 삶이 재미있다고 하면 과감하게 이 일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감히 상상하지 않았다. 평가받고 사랑받아야 계속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질문한다. 그럴 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괴롭다.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다. 너무나 힘든 상황에도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행복하다. 나도 저런 거 찍고 싶다는 의지가 들끓는다. 인간으로서도 재미있고, 그 원동력으로 쉬지 않고 할 수 있다."

- 그러다 보면 힘든 지점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배우 이제훈의 삶도 있고 인간 이제훈의 삶도 있다. 하지만 간극이 없어진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살고 있는데, 인간으로서만 살아가라고 하면 살 수 없을 것 같다. 배우와 관련된 일이 다 없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살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지?' 쉽게 상상할 수 없고 잘 모르겠다. 좋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한 지점인 것 같다."

- 잘 먹지 못하고, 계속해서 뛰고 움직여야 하다 보니 외형을 구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다. 어떤 준비 과정이 있었나?

"굶주림이 있는 상황이지만 간절히 원하는 건 자유다. 그걸 실행하는 순간이 3~4달 프로덕션에서 보여야 했다. 한계에 부딪히는 인간의 몸이 완전히 드러나는 장면도 있지만, 얼굴과 몸 전체로 표현하기 위해 먹는 것 절제를 심하게 했다.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움직임만으로 절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백질 쉐이크를 달고 살았다. 어느 정도 장이 돌아야 해서 식이섬유나 채소 위주로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극한으로 줄였다. 그래서 촬영하면서 어지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순간순간 당분을 너무 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그 순간에도 고민이 될 정도로 규남에게 너무 몰입하고 있었다. 그렇게 굶주려 가며 마른 장작이 되고 피골이 상접했다. 자유를 갈망하는 날 것의 모습을 위해 더 몰아붙였다. 스스로 절제하는 걸 보면서 '잘하고 있어'라고 다독이며 규남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부족해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무식하게 했다. 또다시 하라고 하면 해야 할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에서 규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제훈이 영화 '탈주'에서 규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그렇게 조절을 한 기간은 얼마 정도 되나?

"'모범택시1'을 찍고 나서 '탈주'를 찍어야 했다. '모범택시1' 끝남과 동시에 6개월 정도 유지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보면서도 안쓰럽더라. 하지만 배우로서는 응당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실패할지언정 꿈을 꾸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규남처럼, 그렇게 살고 싶어 하는 인간 이제훈과 배우 이제훈의 모습이 일치된다. 그걸 육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은 없지 않았나 싶다. 고생하며 다 내던지는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던졌다."

- 다신 못할 것 같고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했지만, 그 이후 했던 '모범택시2'나 '수사반장 1958'도 계속 몸을 만들고 엄청난 액션을 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은 새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서 구강 액션을 하고 있다. 정말 대사가 많고 어려운 용어도 많다. 차라리 몸 쓰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 들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힘들다 했으면서 구강 액션을 하니 몸 쓰는 것이 편하다고 하는 것이 어이없으면서 아이러니하고 재미있다."

- 현재 '협상의 기술' 촬영을 하고 있고, '모범택시3'와 '시그널2'까지 차기작도 줄을 지어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작품이기도 한데, 배우로서 부담도 있나?

"부담감이 있다. 신인 때는 연기만 한다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타이틀롤로 작품을 이끌어야 하니 결과물, 평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좋지 않은 평가를 보면 속상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영화, 드라마를 사랑하고 계속 연기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계속 도전하고 싶다. 피드백 받는 것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모두 다 귀담아듣고 있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 최근 다작을 했지만, 다소 비슷한 역할과 톤을 유지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그 부분에서는 앞으로 계속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저 또한 부족함을 느낀다.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고민과 자세를 통해 새로운 작품에선 다양함을 전하고 싶다.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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