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강렬하면서도 처절하다. 화장기 지운 무표정 속 모든 감정을 담아낸 전도연에 순간 울컥한다. 여기에 비굴하면서도 하찮게 느껴지는 지창욱의 연기 변신과 등장하는 모든 신에서 무한 매력을 발산한 임지연까지, 연기 합이 쫀쫀하다. 특별출연한 이정재와 정재영, 전혜진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는, '리볼버'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오승욱 감독,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이 참석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무뢰한'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 재회한 작품이다.
전도연은 약속받은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 직진하는 수영 역을, 지창욱은 약속을 어겨 수영을 움직이게 한 향수 뿌린 미친개 앤디 역을, 임지연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조력자 혹은 배신자 윤선 역을 맡아 남다른 시너지를 발휘했다.
여기에 김준한과 정만식, 김종수가 탄탄한 합을 완성했으며, 이정재와 정재영, 전혜진이 특별출연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날 전도연은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감독님이 준비 중인 작품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연락해서 중간에 같이 작품을 하자고 했다"라며 "그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님도 같이 있었다. 너무 좋다고 했는데, 그 사이 저는 '길복순'도 찍고 드라마도 했다. '리볼버'를 잊을 때쯤, 4년 만에 대본을 받았다. 앞으로 시간을 줄여가길 바란다. 많은 작품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전도연은 "액션이 많을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원하는 건 짧고 강렬한 액션이었다"라며 "'길복순'을 하고난 후라 허명행 감독님이 따로 연습하지 않고 현장에서 그냥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현장에서 가르침을 받아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승욱 감독은 "영화 속에서 지나치게 무표정을 많이 썼다. 이런 감정이라고 해석을 잘해줬다"라며 "팀워크가 대단히 잘 맞았던 것 같다. 여지를 만들면 도연 배우가 해석해 잘 만들어줬다"라고 감탄했다.
또 그는 "연출을 할 때 고민이 많았다. 대화로만 진행되다 보니 어떻게 관객들을 설득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해서, 날개를 달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뢰한'에 이어 '리볼버'를 함께 한 스태프들에 대해 "대단한 존재다. 그분들의 힘이 크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정재와 정재영, 그리고 전혜진은 분량은 많지 않지만, 극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큰 역할을 한다. 오승욱 감독은 이정재의 특별출연에 대해 "개인적 친분이 있다"라며 "한재덕 대표님이 배우들과 술을 마시다가 A라는 배우에게 특별출연해주면 어떻겠냐고 했는데 A배우가 힘들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뜬금없이 이정재 배우가 '그럼 내가 할래요'라고 해서 기적처럼 출연했다"라며 "이정재 배우가 출연해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날개가 된거라 생각한다.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또 "촬영하면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특별출연 잠깐 나오고가 아니라 대단히 적극적으로 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재영 출연에 대해 "저와 술친구다. 조감독 시절부터 친했다"라며 "전도연 배우와 민기현 역을 누가 할지 얘기를 했다. 정재영 배우를 같이 떠올렸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좋은 연기를 했던 것이 기억나서 부탁드렸다. 정재영 배우도 전도연 배우가 한다고 하니까 흔쾌히 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혜진 배우는 한재덕 대표가 사정했다. 일정 바쁜데도 불구하고 출연을 해주셨다"라며 "마지막 절에서 찍을 때 너무 감사했다. 연출이 아니라 그 분이 하는 걸 카메라로만 담았다. 본능과 직관으로 장면을 만들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덧붙였다.
지창욱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비굴하고 지질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저는 너무 재미있었다. 즐겁게 캐릭터를 만들었다"라며 "시나리오 안 앤디는 공백이 많았다. 감독님과 앤디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마음껏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즐겁게 뛰어놀았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앤디의 대사 70%가 욕이다. 그 사람의 말씨가 캐릭터를 잘 표현해줄 것 같아서 과하게 욕을 썼던 것 같다"라며 "앤디가 가지고 있는 자격지심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상스러운 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선택적으로 그런 욕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과의 강렬한 연기 합에 대해 "선배님을 이번 영화에서 처음 뵈었는데 어려서부터 함꼐 작업했으면 하는 동경했던 선배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다기 보다는 긴장을 많이 했다. 현장에 갈 때 유난히 긴장을 많이 했다"라며 "바 장면이나 선배님과 함께 한 장면은 편하게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에게 "그렇지 않았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또 그는 "바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긴장을 많이 했다. 저에게는 어려웠던 장면이었고 재미있었다"라며 "중간중간 얘기도 많이 하고 추가했던 액션 동선도 많았다. (전도연에게) 맞을 때도 시원시원하게 재미있게 맞았다. '리볼버'를 하면서 즐기면서 재미있게 연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도연은 "인터뷰나 공식석상에서는 존중의 의미로 후배들이 얘기해주는 것 같은데, 현장에선 안 그렇다"라며 "배려를 많이 해줬다. 제가 때리는 신에서 잘 못해 맞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제가 오히려 배려를 많이 받으면서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수영의 조력자로서 극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임지연은 "화려한 톤을 정하지는 않았다. 느껴지는대로 행동하자, 반응하자는 마음이 컸다"라며 "하수영과 반대되는 색채, 이중적인 윤선의 매력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상적인 파트너,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투샷이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도연과 완성한 특별한 연기 합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오늘 걱정하고 긴장하고 떨리기도 했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어?'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많이 웃고 충분히 즐겼다. 관객들고 많이 보고 즐겨주셨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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