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정은지가 '낮밤녀'로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정작 자신은 미진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 중 하나였기에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정은지는 이정은이라는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는 점을 강조하며 '낮과 밤'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지난 4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복 박지하, 연출 이형민 최선민)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 X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정은지와 이정은이 2인 1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낮에는 50대가, 밤에는 20대가 되는 취준생의 이중생활을 그린 '낮밤녀'는 독특한 설정으로 매회 공감과 웃음, 감동을 선사했다. 어려운 일도 쉽게 해내는 50대 시니어 인턴 임순(이정은 분)이 계지웅(최진혁 분)과 손발을 맞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20대 취준생 이미진(정은지 분)이 자신과 정반대인 계지웅과 만들어가는 로맨스는 설렘을 안겼다.
특히 낮과 밤이 다른 이미진과 임순의 이중생활은 서로를 똑 닮은 이정은과 정은지의 완벽한 합으로 몰입도를 높이며 호평을 이끌었다. 엄청난 노력에도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이미진의 좌절은 수많은 청춘의 마음을 울렸고, 극 말미 이미진에게 전하는 임순의 응원은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에 진한 울림을 안겼다. 이에 '낮밤녀'는 최종회에서 1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은 정은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종영 소감 부탁한다.
"6개월 정도 촬영했고, 방송까지 다 해서 거의 1년 가까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생각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여전히 멤버들과 연락하면서 지내다 보니 당장엔 끝났다는 기분이 많이 들진 않는다. 아직 여운이 마음에 계속 있는 것 같다."
-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11%가 넘었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제가 시청률 신경을 쓰면 많이 안 나오더라. 그런데 이번엔 단톡방에 정은 언니가 소식을 전해주셨다. 주변에서 몇 퍼센트 넘었다고 하면 전해 듣고 그랬는데, 10% 넘는 것도 기대 안 해야지 했지만 기대를 했다. 올림픽 기간이라 덕을 좀 본 것 같다. 특히 마지막 회 전에 양궁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서 그 기세로 저희 드라마를 봐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
- 시청률 10% 넘으면 챌린지를 하겠다고 했는데 준비를 하고 있나?
"저희가 단체 관람을 했는데 진혁 오빠가 왠지 10% 넘을 것 같다고 하더라. 춤 챌린지 얘기를 했으니까 무슨 춤을 출까 하다가 '미스터 츄' 커버 얘기를 했다. 그런데 저와 정은 언니, 진혁 오빠가 추는 '미스터 츄'를 누가 궁금해할까 해서 신중하게 고민해서 정하려고 한다. 요즘 뭐가 유행인가요?"
-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정은지 배우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키링 요정 이정은'으로 남을 것 같다. 정은 언니와 현장에서 연기에 대해 이렇네, 저렇네 얘기를 나눈 적이 많지 않다. 언니가 사람에 대한 애정이 워낙 많은 타입이다. 마주칠 때마다 연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볼 수 있는 다정한 언니가 생겨서 그걸로 충분히 많이 배운 것 같다. 대본 보는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 때도 배울 점이 많았다. 일상생활에서도 언니와 얘기를 하다 보면 '이렇게 대본을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한 분이 생긴 것 같은 마음이다."
- 이정은 배우와 같은 역할을 연기해야 했는데, 어떻게 맞춰갔나?
"감독님이 의외로 그런 부분에서 디렉팅을 많이 안 주셨다. '정은 씨가 이렇게 했으니 이렇게 해보는 것이 어떠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은 씨가 앞에 감정신을 이렇게 촬영하셨습니다"라고 하신다. 스크립터 언니가 보여주시면 제가 그걸 보고 이런 감정을 하겠다 정도의 회의를 했다. 정은 언니가 제가 쓰는 사투리를 궁금해하셔서 6부 정도까지는 파트 녹음해서 보내드렸다. 말투도 공유하고, 점심시간에 언니와 저는 한 차에서 같이 대본 보면서 어떻게 대사하고 싶은지 물어보기도 했다. 언니가 "나는 여기에서 이런 감정으로 했으면 좋겠는데"라고 하면 그 감정의 사투리를 녹음해서 드리곤 했다."
- 같은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특히나 연기 잘하는 이정은 배우와 같은 역할을 연결해서 한다는 것에서 부담이 있지는 않았나?
"엄청 떨렸다. 리딩했을 때부터 엄청 떨렸다. 정은 언니를 첫 미팅 식사 자리에서 뵈었는데, 다행히 언니가 아이스브레이킹을 엄청 잘해주셨다. 술을 안 드신다더니 계속 홀짝홀짝 드시더라. 그러면서 점점 긴장이 풀렸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엄청 사랑스러운 분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많이 여쭤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언니 성격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언니가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선배가 아니고 엄청 다정하다. 제가 이렇게 인터뷰한 것도 하나하나 다 찾아볼 거다. 제가 말했던 것들도 다 찾아보신다. 든든한 백과 언니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 최진혁 배우는 이정은 배우와 함께 춤을 출 때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다. 눈물이 났다고 해서 '아, F라 그렇지' 그냥 그러고 말았다. 그런 얘기는 현장에서도 많이 했다. 감독님도 그랬고 스크립터 언니도 뭔가 알게 모르게 짠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원래 미진으로 왔었으면 저렇게 즐길 수 있는데 나이 든 모습으로 내적 미진이가 밝게 웃으면서 애쓰는 모습이 뭉클했다는 얘기를 해주더라. 전 찍을 때 그냥 재미있었다."
- 어려서부터 아이돌 생활을 하다 보니 취준생 경험은 없었을 텐데,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공감하고 캐릭터를 표현하려 했나?
"사실 공감이 어렵기는 했다. 미진이의 성격도 공감이 잘 안 됐다. 뭐든 다 열심히,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긴 한데 정은지라는 사람과는 결이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가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저는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계속 대본을 보며 매회 '왜 그럴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 주변에도 많이 물어봤다. 항상 제일 도움이 되는 건 주변 분들이다. 그냥 딱 한마디로 정리가 됐었던 게 "그런 사람도 있어"였다. "은지가 봤을 때 성격적으로 좀 답답해 보이겠지만, 실제로 나도 이런 용기를 내는 걸 어려워해. 끝까지 용기 못 낼 때도 많아"라고 하더라.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를 해주니까 한 번 더 공감되고, 저도 잘 받아들여지더라."
- 미진과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가?
"사실 미진이랑 비슷한 부분이 너무 없다. 처음에는 그래도 좀 있겠지 하고 봤는데 취준생으로 용기 내는 모습이나 이것저것 다부지게 해내고 싶은 욕심은 비슷한데 회가 갈수록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미진이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저의 바람은 좀 다르긴 했던 것 같다. 그때마다 '그래, 이런 사람도 어딘가엔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미진이 속도를 존중하자고 했다. 닮은 점이라고 하면 뭔가 매사에 안 빼고 열심히 하는 건 저와 많이 비슷하다. 또 쭈글쭈글함인 것 같다. 제가 일상에서 지인들에게 되게 쭈글쭈글한 캐릭터다. 매니저님이 저에게 '쭈글쭈글하다'라고 하셨다. 그게 미진이와의 교집합이다."
- 가장 이해가 안 된 부분은 무엇인가?
"내가 변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타이밍이다. 용기를 내야 하는 타이밍이 매번 저와 생각이 달랐다. 사실 지웅이에게 제일 먼저 이야기를 해야 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는 당연히 나중에 밝혀져야 하지만, 그냥 말했으면 하는 타이밍이 몇 번 있었다. 대본 보면서 작가님이 언제 공개하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도 했다.“
- 미진이 이해가 잘 안 됐다고 했음에도,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제가 시간이라는 소재에 흥미가 많은 편인데, 드라마의 소재가 너무 재미있었다. 또 제가 정은 언니와 2인 1역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엄청 욕심이 났다."
- 시간 소재에 왜 흥미가 있나?
"시간은 소중하다. 드라마에서 풀어내는 시간의 마법 같은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려서부터 시간 여행하거나 시간으로 표현되는 것을 좋아했다. 주는 메시지가 확고하다. 예전엔 연기하면서 어려움이 컸지 무한한 보람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무기력하게 집에서 TV를 보는데 틀어져 있는 드라마 하나로 엄청 위로됐다. 그 드라마가 '눈이 부시게'였던 것 같다. 이번에 '낮과 밤' 촬영했을 때는 저 혼자 아는 더 큰 책임감과 보람을 느꼈다."
-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주는 확고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몸으로 느껴지는 나이가 분명히 있을 테지만, 내가 살아가는 방향성에 있어서 나이는 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은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인 것 같아서 좋았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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