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설마 이럴까?' 생각하자마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상황이 펼쳐진다. 혹시 내가 이 영화를 봤었나? 싶을 정도로 안 봐도 다 본 것 같은 뻔함이다. 그러니 빵빵 터지는 웃음이 있을리 만무하다. 진부해도 너무 진부한, '아마존 활명수'다.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진봉(류승룡 분)은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다. 진봉의 회사는 금광 개발권을 위해 볼레도르 양궁팀과 계약을 맺는다. 그는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도착한 아마존에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를 만난 진봉은 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함께 활의 명수 3인방을 데리고 한국으로 향한다.
아마존이라는 낯선 배경에 떨어진 주인공, 그리고 코미디 장르 영화로선 처음으로 스포츠 양궁이 만났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특히나 ‘극한직업’으로 코미디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류승룡과 진선규가 만났으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아마존 활명수'는 방향성을 잘못 잡은 모양새다.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이다. 비행기 사고로 아마존에 추락해 세 명의 전사를 만난다는 설정은 현실감이 떨어지고, 문제가 펼쳐지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너무나 평면적이고 단순하다. 국가대표 선수였던 진봉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길래 아내(염혜란 분)가 다시 양궁하는 걸 반대하는지, 그럼에도 다시 양궁 감독의 길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보니 이들의 절박함이나 진정성에 깊이 공감하기가 힘들다.
서사가 얕으면 캐릭터의 개성이라도 도드라져야 할텐데, 모든 캐릭터가 밋밋하고 뻔하다. 심지어 악역으로 그려지는 캐릭터도 힘없이 소비되고 만다. 배우들이 고군분투하며 연기력으로 빈틈을 채워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나마 볼만한 건 양궁이다. 후반부를 꽉 채우는 양궁 장면은 김창주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긴장감과 몰입감이 넘친다. 다만 이 역시도 결과가 너무 뻔하게 예상되기에 긴박감은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10월 30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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