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준영이 '멜로무비'를 통해 자신의 아이돌 시절을 돌아보며 꿈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팬들을 향한 사랑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우직함 하나로 버티고 또 버티며 최선을 다해온 그다. 하지만 '멜로무비' 속 홍시준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답답하다고 솔직하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지난 1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최우식과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김재욱, 고창석, 김희정, 차우민 등이 출연했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7b06de558184cb.jpg)
고등학교 때 만난 첫사랑이자 7년 장기 연애를 한 커플이 있다. 하지만 여자의 이별 선언으로 헤어졌다가 5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한 이별이다. 누군가는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진 여자에게, 또 다른 누군가는 '잠수 이별'을 당해 5년 동안 그 사람을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에게 이입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입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견해와 해석이 나온다. 참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게 되는 것이 사랑임을 '멜로무비' 속 홍시준(이준영 분)과 손주아(전소니 분) 커플이 보여준다.
이준영은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아 전 여친이자 작가가 된 손주아 역 전소니와 7년 장기 연애 후 헤어졌다가 재회한 커플로 열연했다.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하고 끝내 음악감독으로 성공하게 되는 홍시준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참 미성숙하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 이준영은 이런 홍시준을 현실적이고 안정적으로 연기해 호평을 얻고 있다. 다음은 이준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갑자기 이별을 선언하고 사라진 전 여친이 5년 만에 나타나서 일을 같이하자고 제안한다.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꿈 때문이라기보다는 전 여자친구인 점이 걸렸던 것 같다. 확실히 매듭짓지 않은 상태에서 끝이 났기 때문에 계속 걸림돌이 됐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저도 조금 속상했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d06434ace4afce.jpg)
- 시준이는 주아와 재결합을 원했던 것이지 않나?
"재결합을 원하기보다는 제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거 같다. 시준이 세 번만 더 만나 달라고 했을 때도 주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확신이 아니라, 5년 만에 나타난 전 여자친구에 대해 자신도 잘 모르는 거다. 대화하면서도 몰랐던 부분이 너무 많으니까 약간 왔다갔다 흔들리는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 세 번만 만나보자고 했을 때 시준은 자신의 마음은 확실한데 주아의 마음이 뭔지 모르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닌 건가?
"그 장면 찍을 때 확신은 아니었다. 물론 대사가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시준이 입장에서는 아니다. 우리가 중간중간 만나는 장면들이 꽤 있었다. 만나면서도 '다시 꿈꿔봐도 되는 건가, 아닌가' 제 마음도 확인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주아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1번이지만 나는 지금 어떤가가 궁금했다."
- 주아와 우동집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각자 다른 시각이 생기는 것 같다. 누군가는 주아가 뒤늦게 말하는 것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주아에게 공감을 많이 하더라. 특히 박보영 배우는 주아의 마음에 공감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시준이를 연기한 배우의 마음은 어떤가?
"저는 시준이를 연기하는 입장이니까 '왜 그걸 미리 말하지 않았나' 하고 봤다. 사실 주아가 시준이를 챙겨주고 다 맞춰줬다. 그걸 시준이는 당연하게 생각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걸 잃은 케이스다. 인간 이준영으로 봤을 때는 사실 시준이가 되게 답답하다. '조금 더 집중하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줬으면 이럴 일이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했지만, 시준이 입장에서는 '그럼 왜 미리 말을 안 했냐' 싶은 거다. 그래서 서로 얘기도 많이 했다. "주아가 나쁘다", "시준이가 나쁘다"라는 얘기를 서로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아 시준이 별론데"라고 한 적도 있다. 특히 저는 우동집에서의 시준이가 진짜 별로다. 그 대사가 어떻게 보면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화를 혼자 뒀다는 느낌이 되게 커서 약간 자책하면서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09b5011404364a.jpg)
- 실제 본인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시준이가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건 반대로 상대를 많이 생각하는 편인가?
"그렇다.(웃음) 배려를 많이 한다. 상대에게 완전히 맞추는 것 같다. 약간 주아같은 느낌이다. 물론 주아처럼 다정하지는 않고 필요한 거 없는지 스윽 보고 요즘 기분은 어떤지 물어보고 그랬던 것 같다."
- 그렇다면 공감이 됐던 부분은 무엇인가?
"유일하게 공감한 건 잠수 이별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다음엔 음악적인 성공에 대한 자격지심, 패배감 이 두 가지였던 것 같다. 그래서 전소니 배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 시준과 자신과 닮은 점은 무엇인가?
"뭔가 하나를 우직하게 하는 것이다. 그냥 저 같았다.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 친구는 7년 플러스 5년, 무려 12년 동안 음악을 했다. 안 되는데도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이 저와 되게 비슷한 것 같다."
- 데뷔를 일찍 한 거로 아는데, 시준이처럼 그렇게 안 되는 걸 끌어안고 있었던 시기가 있었나?
"있었다. 아이돌 시절 제가 곡을 되게 많이 만들었는데 회사에 내면 항상 엑스였다. '뭐가 문제지? 나에게는 창작의 재능이 없는 건가?' 하면서 오기로 더 만들어냈다. 잠도 안 잤다. 1주일에 4~5곡씩 냈다. 그런데도 다 No였다. 그런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 대본 읽었을 때 그 감정에 지배되어 보게 되더라. 현실적으로 제가 느껴본 감정이라 시준에게 되게 끌렸던 것 같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bc10f56eda7492.jpg)
- 크게 와닿았던 대사가 있다면?
"겸이(최우식 분)에게 "남들이 그만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내 주제를 알고 그만둬야지"라고 하는 신이 있다. 그 신을 찍고 먹먹했다. 거울 보는 것 같았다. 옛날에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더라. 실제로 제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제가 한 적이 없는데 '작가님이 어떻게 이런 대사를?'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그 신 찍고 나서 우식 선배가 "좋아"라고 하면서 어깨도 툭 쳐주셨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되게 기억에 남는 대사다."
- 과거 곡을 써서 낼 때마다 거절당했다고 했는데, 그때마다 상실감도 크고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그걸 견뎌냈던 힘은 무엇인가?
"그만둘까 생각할 때 대체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제가 이 일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다 보니 '내가 이 일 말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아무것도 안 떠오르더라. 그래서 '그래, 나 이 일을 너무 사랑해. 한 번 해보자' 였다. 또 팬들의 편지가 진짜 힘이 많이 됐다. 팬들은 지금 나의 이런 모습을 모를 텐데 늘 "멀리서 응원한다"라고 해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도 이 사람들은 나를 늘 응원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생겼다. 그래서 버텼던 것 같다. 그냥 '지나가겠지' 하고 이 악물고 '해보자' 했던 것 같다."
- 그런 힘든 시기를 지나 지금은 많은 이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는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최우식 배우도 "원톱을 찍을 것 같다"라며 엄청 칭찬을 많이 하더라. 본인 스스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가?
"어려서 시준이 같은 마음일 때는 솔직히 갈망이 컸다. 너무 성공하고 싶고 잘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이 상태와 상황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이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깨달은 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지금 저의 앞으로의 목표는 지금 이대로 사건 사고 없이, 일 열심히 하면서 쭉 가는 거다."
- 내레이션 후시 녹음을 할 때 인물에 대한 생각이 변화된 지점도 있나?
"대본에 다 나와 있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시준, 주아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서 다행이다. 내레이션 덕분에 이 친구가 왜 이런 생각을 했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가 조금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아서 되게 좋았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d94540b38dcc95.jpg)
- 교복 입은 고등학생부터 12년의 세월을 연기했어야 했다. 그 차이점을 신경 썼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학생 때는 말투나 톤을 좀 애기 같아 보이게 하려고 했다. 괜히 센 척하고 싶고 남자다운 척하고 싶어한다. 그런 부분들을 신경 썼다. TMI지만 면도도 되게 많이 했다. 성인 시준이 때는 현실성 있게 했던 것 같다."
- 그래도 가장 막내라 교복 연기가 조금 더 편했을 것 같다.
"저는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매번 교복을 입혀주시더라.(웃음)"
- 학생 때 주아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애드리브였는지가 궁금하더라.
"애드리브였다. 주아가 진짜 해맑게 웃는다. 그래서 "웃지마"라고 했는데 애드리브다. 웃음을 못 참겠더라. 그냥 웃어보자 했는데 감독님이 자연스럽고 좋다고 해주셨다. 시준이가 웃는 신이 많이 없어서 약간 상대적으로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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