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연기는 참 살벌하게 하지만, 실제로는 귀엽고 순둥순둥, 타격감 좋은 이준영의 매력이 이번 '멜로무비' 인터뷰에서도 가득했다. 이준영은 자신을 향한 칭찬에는 몸 둘 바를 몰라하며 한없이 고개를 숙였지만, 어떤 질문에도 환하게 웃으며 주변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솔직함도 이준영의 매력 중 하나다. 본인은 낯을 많이 가린다고 했지만, 몸에 밴 자상함과 다정함이 이준영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래서 이준영이 많은 제작진의 러브콜을 받는 '대세 배우'라는 확신이 생긴다. 차기작인 KBS 드라마 '24시 헬스클럽'과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2'에서는 또 얼마나 색다른 얼굴과 탄탄한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커진다.
지난 1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최우식과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김재욱, 고창석, 김희정, 차우민 등이 출연했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d8c09a855ce359.jpg)
고등학교 때 만난 첫사랑이자 7년 장기 연애를 한 커플이 있다. 하지만 여자의 이별 선언으로 헤어졌다가 5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한 이별이다. 누군가는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진 여자에게, 또 다른 누군가는 '잠수 이별'을 당해 5년 동안 그 사람을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에게 이입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입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견해와 해석이 나온다. 참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게 되는 것이 사랑임을 '멜로무비' 속 홍시준(이준영 분)과 손주아(전소니 분) 커플이 보여준다.
이준영은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아 전 여친이자 작가가 된 손주아 역 전소니와 7년 장기 연애 후 헤어졌다가 재회한 커플로 열연했다.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하고 끝내 음악감독으로 성공하게 되는 홍시준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참 미성숙하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 이준영은 이런 홍시준을 현실적이고 안정적으로 연기해 호평을 얻고 있다. 다음은 이준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멜로 장르에서는 상대 배우와의 케미가 중요한데, 전소니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 편이긴 한데, 그런 벽을 허물어줬다. 전소니 배우가 편하게 이야기하기 쉽게 그런 상황이나 자리를 많이 만들어줬다. "주아 생각은 이런데 시준이는 어떨 것 같아?"라고 하면서 얘기도 되게 많이 했다. 재미있었던 점은 해석이 조금 달랐던 적이 있는데 "그럼 이거 그대로 가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하기도 했다. 저희가 5년 동안 아예 안 보다가 딱 만났을 때 생각이나 상황이 딱 맞는 것 같더라. 그래서 그렇게 찍기도 했다. 제가 물음표를 가진 신이 있을 때도 얘기를 많이 해줘서 도움이 됐다. 서로 아이디어도 많이 내면서 촬영했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2a761932f561c0.jpg)
-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
"굉장히 똑똑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되게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다. 이건 저희 4명 다 공통된 것인데 서로 안부를 많이 물어봐 준다. 그게 되게 따뜻하더라. "아침에 촬영 잘했어?", "뭐 찍었어?" 이런 식의 안부다. 제가 막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예쁨도 많이 받은 거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막내로서 특별히 예쁨 받았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그들 사이에서 대화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는 건 그래도 제가 동화가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의 대화에 절 끼워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다작 배우인데, 감독님들이 계속 자신을 찾아주는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직함인 것 같다.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저와 함께 한 분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 스태프들도 그렇고 제가 얼굴을 모르는 감독님들도 좋은 얘기 많이 들었다고 해주신다. 그럴 때 '잘 살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좋은 얘기 덕분에 지금까지 이 일을 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 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연기를 대하는 자세, 마음가짐의 변화도 생긴 것이 있나?
"연기는 어렵다. 그래서 조금 더 긴장하고 조금 더 냉정하게 하려고 한다. 저도 사람인지라 신을 잘 소화했을 때는 기쁠 수 있는데 그런 감정을 배제하려고 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오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더 저에게 냉정하고 예민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할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고민 없이 할 거라고 얘기한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fa19734eda127c.jpg)
- 이번 '멜로무비'에서 느낀 연기적인 재미는 무엇인가?
"따뜻함이 좋았다.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많이 했다. 그런 다음에 만난 따뜻한 작품이라 힐링 됐다. 봄이 오는 느낌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에 창문을 열면 적당히 바람이 불고 술 쉴 때도 안정감이 생긴다. 악역 찍을 때는 악행을 하고 감정 폭이 커서 저와 캐릭터가 싸운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은 그런 것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 하지만 곧 공개될 예정인 '약한영웅 Class2'에선 금성제 역할로 또 강렬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나?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봄날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웃음) 금성제는 그렇게 나쁘지도, 그렇다고 착하지도 않은, 낭만파다."
- 악역이나 감정적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할 때의 온오프는 어떤가? 잘 되는 편인가?
"저는 온오프가 명확히 된다. 연기를 하다 보면 감정의 폭이 좀 널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찍고 나서 쉬거나 세팅을 바꿀 때는 저로 돌아와야 한다. 그럴 때는 하늘을 보고 멍 때리는 걸 많이 한다."
- 이번엔 액션이 없어서 몸이 근질거리거나 하지는 않았나?
"너무 좋았다. 또 다른 의미로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촬영하면서 스태프들이 저에게 힘이 많이 됐다. "준영아, 감정적인 연기하는 너를 보니까 되게 잘 어울리고 좋다. 그만 좀 싸우고 다녀"라는 얘기도 해주셨다. 그게 좋았고 힘이 됐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1c0959162bd94b.jpg)
- OST 작업도 했는데 작업 과정은 어땠나?
"시준, 주아의 감정 폭이 되게 크다 보니까 혹여 방해가 될까 봐 처음에는 거절했다. 혹시라도 저희가 나오는 신에 제가 부른 노래가 나오면 몰입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뭔가 저도 시준화가 되어서 감독님께 "늦지 않았다면 제가 한번 해보겠다"라고 했고, 좋다고 하셔서 녹음하게 됐다. 제 앨범 녹음하는 것보다 더 신중하게 했던 것 같다. 원래 OST 작업을 하면 2~3시간 정도 하는데 그땐 5~6시간 정도 했던 것 같다. 다시 녹음하고 톤도 다르게 해보고 뭐가 더 와닿는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불렀다."
- 연기는 항상 만족을 못 한다고 했는데 음악은 어떤가?
"음악도 많이 아쉽다. 이번에 제가 겁먹었던 부분이 노래를 너무 안 불러서 잘할 수 있을까였다. 여기 오면서도 들으면서 왔는데, 아쉽더라. '왜 이렇게 불렀지?' 이런 후회나 자기반성을 많이 하는 편이다."
- 본인에게 '이건 좀 잘했다'라고 하면서 칭찬을 해준 적이 있나?
"데뷔하고 11년 동안 사고 안 친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거 말고는 없다. 제가 조금이라도 저를 인정하는 순간 약간 교만해지기 쉬운 타입인 것 같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될 것 같아서 조금 더 저를 냉정하게 대하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심리 검사를 한 번 해봤는데 '자신에 대한 잣대가 너무 높다. 자기를 좀 사랑하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 방법을 찾고 있다. '아침에 잘 일어났다' 하는 식으로 칭찬을 해주고 있다."
- '멜로무비'를 무사히 마친 자신에게 칭찬 한마디 해준다면?
"잘 적응했다.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리고 막내라고 동떨어져 있으면 안 되니까 열심히 노력했다. 그런데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던 현장이다.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다들 열려 있어서 저만 달려가서 "저도요!"라고 하면 됐다. 그 덕분에 엄청난 내향인에서 조금의 내향인으로 바뀐 느낌이다. 낯을 조금 덜 가리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낯을 많이 가린다."
![배우 이준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537bbf670d75ac.jpg)
- 이제 곧 군대를 가야 할 텐데 고민이나 걱정이 있거나 하지는 않나?
"없다. 어떤 세상일지 기대된다. 20대 대한민국 남성은 거의 다 경험을 하는 또 하나의 사회고, 갔다 오면 성장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앞으로의 연기 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시기는 언제로 보고 있나?
"올해 아니면 내년쯤으로 보고 있다. 제 생각엔 이미 작년에 군대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빨리 가고 싶다. 많은 분이 저를 찾아주시고 일을 함께하고 싶다고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서른 가까이 다가왔다."
- 다작의 아이콘이기도 한데,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은 없나? 방향성이 궁금하다.
"이미지 소비가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물론 성격이나 전체적인 결이 비슷해 보이는 역할도 있지만, 그 안에서 제가 어떻게 해내느냐가 큰 숙제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일하고 있다. 보는 분들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어내고 더 채워 넣는 것을 더 우선으로 생각하고 임한다."
- '멜로무비'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홍시준의 답답함을 참고 인내해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위로받았던 순간이 많다. 나중에 이 작품이 힘든 순간,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100%는 아니더라도 '힘내, 괜찮아'라는 말을 전하는 작품으로 남길 소망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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