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우리는 실패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한다." 배우 박보영이 '멜로무비'를 통해 전하고 싶은 위로는 거창하지 않지만,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함이 있다. 김무비가 추구미라는 박보영의 진심이 캐릭터에 가득 담겼기 때문일 터. 그리고 박보영은 실패를 딛고 성장하고 의연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김무비처럼,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래서 박보영의 바람은 "늘 궁금한 배우"가 되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로, 최우식과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김재욱, 고창석, 김희정, 차우민 등이 출연했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f174bffdce2d7b.jpg)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보는 것이 꿈인 고겸(최우식 분)은 영화를 향한 진심 하나로 단역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어느 오디션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김무비(박보영 분)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다. 김무비는 어느 날부터인가 촬영장에 나타난 고겸이 묘하게 성가시고 신경 쓰인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와 자꾸만 얽히고설키며 마음을 열어간다. 첫 입맞춤으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그 날 이후 고겸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5년 후, 고겸과 김무비는 평론가와 영화 감독으로 다시 마주한다.
박보영은 영화를 싫어했지만 영화감독이 된 김무비 역을 맡아 한층 더 깊어진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고겸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형성하며 시준(이준영 분), 주아(전소니 분) 커플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다음은 박보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러블리하긴 하지만, 캐릭터 자체로 보면 어딘가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많이 해왔던 것 같다. 결핍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캐릭터에 많이 끌렸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떤가?
"제가 결핍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드러내는 건 쉽지 않다. 제 결핍을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있다.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도 제가 관심이 많고 무의식적으로 그런 작품에 끌리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과정을 겪으며 극복한다. 그것도 보고 싶나 보다. 이런 결핍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가 보다."
- 내가 출연한 작품을 통해 힐링과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을 보고 들으면 어떤가?
"제가 앞으로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난다. 힘들 때도 그런 리뷰나 얘기를 들으면 '좀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생각보다 더 큰 힘이 된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b4a806ecc17d2.jpg)
-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장면도 있었나?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인데, 사실 대본으로 보면 겁이 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대화하다가 "엄마 내가 이랬던 것 같다"라고 할 때 눈물을 보여야 하는 것이 되게 어려울 수 있는데 "엄마가 미안해. 내가 다정하지 못한 엄마라서"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그냥 나왔다. 제가 쏟아내고 컷이 됐고 "이제 됐어요" 했는데도 조금 더 쏟아내야 후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각도에서 찍었는데, 감독님이 최대한 바스트로 한번에 잘 쏟아낼 수 있게 많이 배려를 해주셨다."
- 겸이에게 이유가 있고 나중에 밝혀지기는 하지만, 어쨌든 잠수 탄 것이지 않나. 그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무비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무비와 겸이는 1부 엔딩까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썸을 타는 과정에서 사라진 건데,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 보니까 이 사람에게 탓할 수도 없는 관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화가 나고 다시 마주했을 때 화가 나서 행동도 하지만, 앞집으로 이사 왔을 때 겸이 형을 보고 나서는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겸이가 굉장히 좋은 사람이고, 피치 못할 사정이라는 것이 이해가 가는 편이었기 때문에 5년 만에 만났을 때 밀어내다가 그래도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약 사귀는 사이였고, 박보영이었다면 (검지를 흔들며) 절대 안 된다."
- 헤어졌던 연인과 다시 사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미지의 세계다. 만약 겸이와 무비처럼 좋았던 상황에서 둘 중 하나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헤어졌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운명일 수 있다. 하지만 싸워서 헤어졌는데 다시 만나는 건 잘 모르겠다. 시준, 주아의 경우도 모르겠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인데, 주아와 시준이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 우동집에서 얘기를 한다. 저는 주아의 대사가 너무너무 이해가 됐다. 하지만 시준은 "왜 말하지 않았냐"라고 한다. 주아는 이제 얘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까 "사실 나는 그랬어"라고 말을 하는 거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 안에서는 둘이 다시 만나기를 바랐다. 나중에 서로 갈 길 갈 때 왜 해피엔딩이 아니냐 했었는데, 서로 받아들이고 성장하면서 이별하는구나 싶더라. 저희 드라마에 이별도 되게 많이 나온다. 좋은 방식의 이별을 많이 다루는 걸 보면서 좋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의견을 되게 좋은 방식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겸이에게 "충분히 아파해"라고 하는 것도 좋은 대사라고 생각한다. 주아와 시준이의 사랑도 이해가 된다."
- '멜로무비' 속 캐릭터의 사랑 방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남녀가 다르게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 지점에서도 재미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진짜 너무 재미있다. 생각도, 바라보는 시각도 정말 다르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꼭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9b4ce357554284.jpg)
- 최우식 배우가 인터뷰에서 박보영 배우에 대해 말도 안 되게 든든한 존재였다는 말을 했다. 박보영 배우에게 최우식 배우는 어땠나?
"무비를 하고 행복한 것이 우식이라는 친구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동안 또래와 했지만 진짜 동갑과 작업한 건 처음이다. 항상 오빠나 동생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동갑은 막상 하려니 어렵더라. 이렇게 하면 예의가 아닌가 생각도 하고 더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우식 씨가 처음에 밥을 먹자고 해서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비슷한 것도 많더라. 저도 엄청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저보다 걱정을 더 많이 하는 사람 처음 봤다. 우리가 둘 다 이렇게 걱정만 하다가는 걱정으로 끝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제가 아직 좀 부족해서 촬영할 때만큼은 그 인물로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추구미가 강단 있고 쿨한 무비기 때문에 무비로 살려고 했다. 그래서 우식 씨가 저를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저는 우식 씨가 겸이처럼 진짜 똥강아지 같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정말 귀엽다. 겸이도 너무너무 귀여우니까 이게 빨라 나와서 사람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알고 진짜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다 보고 난 뒤에 '겸이 너무 귀여워'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그 친구는 배려심도 좋은데 '연기를 진짜 잘하는 친구구나'를 매번 느꼈다. 순발력도 좋고 센스도 좋다. 타고난 것이 있다. 제가 가지고 싶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같이 작업하면서 엄청 긴장하게 만든 분이다. 연기에 대해서 '지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 친구라서 너무 좋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 마성우(고창석 분)가 무비에게 했던 조언도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너무 딱 맞는 조언이 아닌가 싶었다. 박보영 배우도 이제 선배로서 후배를 바라볼 텐데, 시작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제가 그들에게 뭔가 말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한두 살이라도 더 어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저는 실패했을 때 진짜 끝인 줄 알았다. 작품 하나의 실패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고, 다음 작품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자그마한 실패, 잘못된 선택을 하면 정말 끝인 줄 알았는데, 그건 그냥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저희 드라마가 잘 보여준다. 우리는 실패를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이 있으므로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고, 그래도 괜찮다고 하는 말을 되게 많은 방식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무비가 만든 영화의 평점이 9점대다. 요즘 정말 잘 만들었다, 재미있다고 하는 영화도 보면 8점대인데, 무비는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든 건가?
"너무 잘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긴 하는데, 관객수가 많이 든 영화는 아니다. 제가 봤을 때는 생각보다 작품성 있는 예술 영화를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보는 사람이 많이 없으면 평점이 올라간다."
- T가 되어가는 것 같다.(웃음)
"요즘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 'F인 척하는 T'라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
![배우 박보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ea08f2d885873f.jpg)
- '멜로무비'의 평점을 매겨본다면?
"별 다섯 개다. 한줄평과 별점을 남길 수 있는 어플이 있다. 제 작품은 객관적으로 하지 않고, 다른 작품은 엄청 객관적으로 남긴다. 별 세 개를 할지, 별 세 개 반을 할지도 엄청 고민한다. 하지만 제 작품은 안 그런다. 한줄평도 다른 작품엔 가차 없이 쓴다. 고겸이 된다.(웃음)"
- '멜로무비' 제외 별점을 제일 많이 준 작품은?
"요즘 드라마를 많이 못 봤다. '중증외상센터'와 '트리거' 재미있게 봤다."
- 이제 데뷔 20주년이 되는데,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나아가고 싶은가?
"20년을 보셨겠지만, 제 욕심이 있다면 앞으로도 궁금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엔 또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한동안 다른 모습도 보여드린다고 애를 쓰고 몇 년 동안 그런 작품이 나왔던 것 같아서 이제 좀 밝은 거 하고 싶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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