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출연작에서 제몫을 하는 배우 강혜정과 넘치는 열정과 순수를 겸비,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조승우가 한 영화로 만났다.
두사람이 열애를 시인하는 순간부터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는 것은 두 사람을 수식하는 보편적인 말이 됐다. 오누이처럼 다정한 느낌을 주는 두 사람의 조합은 왠지 배우로서의 시너지 효과까지도 발할 것 같은 기쁜 마음으로 이들을 지켜보게 했다.
영화에 출연했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커플은 종종 있어 왔지만, 우리 영화계에서 연인이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점에서 '잘 어울리는 커플' 강혜정-조승우 커플의 영화 '도마뱀'은 여러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조강이 아리를 만났을 때'라는 부제라도 붙이고 싶을 만큼 영화 속 '조강'(조승우 분)과 '아리'(강혜정 분)의 만남은 극적이다. 처음부터 우정이 아닌 운명으로 여덟살 조강의 눈에 들어온 아리.
허무맹랑한 아리의 말을 모두 믿을 정도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조강의 마음은 번번히 잡힐 듯 잡힐 듯 사라지는 아리로 인해 보는 이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주연 배우조차 "이런 사랑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꿈꿔 왔던 사랑을 만들어가는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말한 '도마뱀'은 순정만화에서 빠져 나온 듯 순수하고 서정적인 사랑을 그린다.
스태프들이 매 신마다 공을 들인 아름다운 공간들과 연기력을 검증받은 두 배우의 감성연기가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를 현실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처럼 상상에서나 존재할 법할 사랑 이야기의 바탕에는 변하지 않는 진리, '사랑과 믿음'이 깔려 있다.
20년에 걸친 조강과 아리의 사랑.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와 속이 투명한 남자. 이들의 사랑은 두시간여의 러닝타임동안 순진무구하게 그려진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지만 '도마뱀'은 후반부로 향할수록 예측이 가능한 결말로 달려간다. 조력자들로 묘사한 주변인물들과의 에피소드도 영화의 곁가지처럼 어수선하게 느껴진다. 물론 웃음과 잔재미를 주는 효과 또한 크지만 좀 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면 깔끔한 느낌을 더할 듯 하다.
'영화는 우리의 연애담이 아니다', '촬영장에서는 그저 동료일 뿐이다'고 두 배우는 강조한다. 프로페셔널한 대답이다.
하지만 계절 배경 상 엔딩 신을 처음 촬영해야만 했다고 밝힌 강지은 감독의 설명은 엔딩 장면에서 진실로 '연인스러워' 보이던 두 사람의 모습이 과연 연기력만으로 가능한 것이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