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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희' 작가, "멜로라인,리얼리티 분명 다르다"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수목극 '외과의사 봉달희'의 표절 의혹과 관련, 보조작가 강석훈씨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18일 밤 11시경 드라마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강석훈씨는 "'외과의사 봉달희'가 미국의 인기 메디컬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해 글을 남기게 됐다"고 글을 올리게 된 경위를 밝혔다.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 의료정보센터에서 임상강사를 맡고 있는 강씨는 "98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한 달 동안 자신이 맡았던 3명의 아이가 연달아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그 일로 인해 이번 시나리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석훈씨는 "이번 작품을 위해 이정선 작가, 김형식 PD와 함께 3 주간 서울대병원에 직접 상주하면서 흉부외과와 외과 교수, 전공의들을 24시간 밀착 취재를 했다"며 "'봉달희'는 멜로라인의 기본 구도와 병원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드라마와 분명히 다르다"고 표절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한 강씨는 "'봉달희'의 에피소드는 치열한 취재를 통해 얻어진 설정들"이라며 "의사로서, 작가로서 우리가 만든 에피소드에 대해 표절이란 말을 쓰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강석훈씨가 남긴 글의 전문

안녕하세요?외과의사 봉달희가 미국의 인기 메디컬 드라마를 표절하였다는 논란이 있는 것 같아 보조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외과의사 봉달희' 보조작가를 맡고 있는 강석훈이라고 합니다.

저는 9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요, 서울대 병원 인턴을 거쳐 삼성 서울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수련을 마치고 2006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 의료정보센터에서 임상강사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쓰게된 것은 98년 가을이었습니다.

당시 서울대 어린이병원 7층 동쪽 파트에는 '동7' 병동이라는 어린이 혈액종양병동이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그 해 9월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제가 평소 귀여워하던 아이들이 그 달에만 세 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착하고 거짓말이라곤 모르던 그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뒤 며칠이 지나서였습니다.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주치의 오더에 대한 슬립을 만들던 인턴이였던 저는 뭔가 반짝이는 하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죽은 한 아이의 진료카드였습니다 (슬립을 만들 때 진료카드가 꼭 필요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이의 두꺼운 차트에 꼽혀 있던 진료카드였습니다. 저는 슬픔에 목이 메어 울었습니다.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리곤 생각했죠. 이 아이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얀 가운을 입고 여기 앉아 환자를 보는 것…그것이 과연 나의 꿈이었을까?

새벽하늘을 보며 병원 입구를 나서면서 저는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나의 꿈을 꾸겠다고, 그리고 꿈도 꾸어보지도 못한 아니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세상을 등진 세 영혼에게는 한 남자가 꿈을 꾸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이루는 지 반드시 보여주겠다고요.

2005년 8월. 저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SBS TV에서 주최하는 미니시리즈 기획안 공모에 '종합병원'이란 제목으로 한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로서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를 출품하여 우수상의 영예를 얻은 것이죠.

그러나 아직 작품으로 검증되지 못한 작가의 한계로 작품화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드라마를 하겠다는 저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져 저는 2006년 5월부터 외과의사 봉달희 기획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드라마 초반부터 제가 경험한 다양한 임상 증례, 제 친구들이 경험한 다양한 사건들이 참조됐습니다.

7월에는 주필이신 이정선 작가님, 김형식 PD님과 보조작가 두 분이 3주간 서울대병원에 직접 상주하면서 흉부외과와 외과 교수, 전공의들을 24시간 밀착 취재했습니다.

그래도 스토리 취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돼 촬영장소인 건국대 병원 외과에서 3주, 서울시립보라매 병원 응급실, 외과에서 한주 동안 작가, PD들이 직접 취재를 했습니다. 근무하는 의사들과 날밤을 새며 그들이 살아온 삶과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었습니다.

냉혹한 현실의 시선과 고통에 신음하는 환자들과 습득해야만 하는 전문지식의 무게에 눌려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진짜 의사를 봤습니다. 바로 몇 년 전 제가 전공의 시절을 겪었던 바로 그 장면을 저희 '봉달희' 취재팀은 모두 봤고, 느꼈고, 깨달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외과의사 봉달희가 표절 시비에 올라있습니다.

수술장에서 쓰는 모자라든가, 주인공이 수술복 안에 받혀 입는 폴라티라든가, 주인공이 이혼남과 연애를 한다는가 하는 것이 표절을 의심하게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의심이 생기는 것을 제가 감히 잘못된 것이라고 하겠습니까? 다만 저희 '봉달희'는 멜로라인의 기본 구도가 다르다는 점, 병원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는 점이 미국의 모 드라마와 분명히 다른 점입니다.

참고로 그 드라마의 경우 외과 취프가 뇌수술을 받고 며칠 내로 호전돼서 수술을 하기도 하고, 크리스티나가 환자의 절단된 발을 여러 개 가져와 맞춰보기도 하는 등 실제 의료현실에서 동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의사인 제가 보기에 리얼리티 부분에서 봉달희가 훨씬 앞섭니다. 이 드라마에 옥에 티를 찾으면 정말 많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많습니다. 다만 드라마이므로 그런 것들에 대해서 TV를 보는 의사들도 너그러이 넘어가고 용서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과의사 봉달희의 에피소드는 치열한 취재를 통해 얻어진 설정들입니다. 의사로서, 작가로서 저희의 에피소드에 대해 표절이란 말을 쓰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15부가 남았습니다. 제 눈앞에는 피니시 라인 앞에 서 있는 세살 박이 아이들이 벌써부터 어른거립니다. 제가 꾸었던 꿈을 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강석훈 올림.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joynews24.com 사진 김동욱기자 gphoto@joynews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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