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물'은 '대물'을 알아보는 걸까.
'슈퍼 루키' 김광현(SK.19)이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신화' 기누가사 사치오(전 히로시마)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누가사는 2,215경기 연속 출장 기록(일본 최다)을 보유하고 있는 원조 철인이다. 칼 립켄 주니어(전 볼티모어)가 기록을 깨기 전까진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광현은 20일 오키나와 차탄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 연습경기에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백네트 뒤에선 TBS 평론가로 활동중인 기누가사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은 김광현이 입단 이후 처음으로 SK 이외의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날이었다. 그러나 어설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과는 2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단 한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투였다.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스피드건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이미 고교시절에 뿌리던 스피드 이상은 충분히 뽑아내고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입단 이후 처음 맞춰본 주전 포수 박경완과의 호흡도 이상적이었다. 완급 조절과 스트라이크 존 양 사이드를 충분히 이용하는 박경완 특유의 볼배합에도 무리 없이 적응하며 궁합을 뽐냈다.
김광현의 눈부신 투구는 이날 구장을 찾은 기누가사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기누가사는 김광현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이내 마음을 빼앗겼다.
기누가사는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SK 관계자에게 김광현에 대해 물은 뒤 "확실한 선발감이라 생각했다. 오늘처럼 변화구로 카운트만 잡을 수 있으면 타자가 상대하기 정말 힘들 것이다. 힘만 좀 더 붙으면 최고 투수가 될 수 있을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어 주위의 다른 평론가들에게도 동의를 구했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김광현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 SK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광현은 이날 1라운더 한.일 대결에서도 승리해 관심을 모았다. 김광현이 3회 첫 타자로 상대한 타자는 지난해 주니치 고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인 외야수(원래 내야수였으나 올해부터 외야 전향) 도노우에. 2007년 SK 1차지명 선수인 김광현은 도노우에를 간단히 좌익수 플라이로 솎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서는 SK가 1-1 동점이던 9회말 우익수 이진영의 실책이 빌미가 돼 1사 후 주자를 3루까지 보내줬고 결국 유격수 땅볼때 끝내기 점수를 내줘 1-2로 졌다. 그러나 이진영은 이날 홈런과 3루타 포함 3안타를 때려내며 최고의 타격감을 뽐냈다.
조이뉴스24 /정철우기자 butyo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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