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26일 역대 최대규모로 화려한 막

"'디지털'이라는 화두보다는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주목했다"

2일 오후5시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2007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로 8회를 맞는 이번 영화제는 37개국에서 185편의 영화들이 참여해 역대 최고 편수를 자랑한다. 개막작은 한국 독립 영화 '오프로드'(한승룡 감독)가, 폐막작은 홍콩영화 '익사일(Exiled, 두기봉 감독)'이 선정됐다.

개,폐막작 선정과 관련,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오프로드'는 돈, 섹스, 권력 등 사회적 이슈를 로드무비 형식으로 풀어낸 점이 신선하게 생각돼 선정하게 됐다"며 "'익사일'은 사랑과 배신, 처절한 복수 등을 액션으로 풀어낸 영화다. 액션을 미학적으로 잘 승화시켰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프로드'와도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작부터 '디지털 영화제'를 표방해왔던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는 다양한 독립 영화에 주목하고 있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램은 "이제는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갖는 도전성이 많이 퇴색한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디지털'보다는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주목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가적으로 배분하기보다 미래에 가능성이 보이는 신인감독의 작품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으며 한국 영화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프로그램 구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삼인삼색' 섹션에는 아시아 감독 중심의 선정에서 벗어나 유럽 감독들로 그 범위를 넓혔다. 포르투칼의 페드로 코스타, 독일의 하룬 피로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유진 그린 등의 감독이 참여해 그들의 신작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는 '디지털 삼인삼색'의 의미있는 성공에 힘입어 '숏!숏!숏!'이라는 단편 영화 프로젝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디지털 삼인삼색'이 이미 알려진 감독들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에 초점을 뒀다면 '숏!숏!숏!'은 장편을 발표하지 않은 신인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는 섹션이다.

이 외에도 네 명의 비평가가 참여한 '한국 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이라는 경쟁부분과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하는 감독들이 뽑은 영화를 상영하는 '카르트 블랑슈', 한국 독립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오픈 토크' 등 다양한 섹션들이 마련돼 있다.

이번 영화제는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4일까지 9일간 전주 시내 주요 영화관과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