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의 눈에 맺힌 이슬이 빛났다.
지난 2일 충남 태안에서의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박경수, 연출 김종학 윤상호)의 최종 촬영을 마친 배용준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연출자인 김종학 PD를 끌어안았다.
김종학 PD 역시 출연진과 제작진을 모두 모은 뒤 "정말 수고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끝났지만 마음속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마지막 촬영에 대한 소감을 술회했다.
지난 9월 본 방송 전 '스페셜1'에 이어 6일 방송된 '태왕사신기 스페셜2'에서 배용준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대사, 진정한 지도자상, 각종 촬영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말에 대해 배용준은 "출정하면서 '죽지마라. 끝까지 살아남아 내 옆에 있어'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여느 왕처럼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백성을 살리려는 왕의 모습이 남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 사람을 믿는다. 우리 병사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못 믿어 두렵다"라는 담덕의 대사처럼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믿는 왕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며 "이런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학 PD는 "광개토대왕은 전쟁을 통해 땅을 넓힌 정복왕으로 알려졌다. '태왕사신기'에서는 훌륭한 CEO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필요에 의해 영역을 넓히지만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교역을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더 광개토대왕다운 모습이다"고 설명한 뒤 "진정한 지도상 아닌가 싶다.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광개토대왕의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배용준의 부상이 스페셜 방송의 화면 속에 드러나자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지는 부상은 스태프들에게 있어 걱정을 넘어 두려움에 가까웠다.
손가락은 물론 목과 어깨, 다리를 다친 배용준이 여러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며 말에 올라타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양길영 무술감독은 배용준에 대해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자신이 마음에 안 들면 스스로 다시 하자고 해 어떨 때는 무섭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항상 뭔가 부탁하듯 하지만 거부할 수 없도록 명령하는 모습, 한갓 병사들과 함께 식사까지 하며 어우러지는 여느 왕과 다른 모습 등으로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현한 배용준은 방송 초기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다는 혹평을 뒤로 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빠져드는 최고의 캐릭터로 승화시키며 재평가 받았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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