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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금' 배종옥, "배우의 투혼이란 이런 것"


불혹의 나이 잊은 연기 투혼에 드라마 인기 급상승

MBC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 연출 이형선, 이하 박정금)의 배종옥이 주말드라마 부문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형사과 강력팀 소속의 억척스런 여형사 박정금으로 완벽 변신한 배종옥은 예상치 못했던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며 '박정금'을 방송 4회만에 시청률 20%대를 넘기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베테랑 연기파 배우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 전작 몇 작품이 10%대에 머물러왔고, 여기에 드라마계의 최고 드림팀이라 평가받는 '김수현 사단'의 드라마와 경쟁하는 마당에 꽤나 놀라운 상승세다.

배종옥이 '박정금'에서 연기하는 타이틀롤 박정금은 밖에서는 거침없이 범인을 잡아들이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형사지만, 안에서는 세금이며 아들 학원비를 걱정해야 하고, 쓰레기 분기수거며 살림, 반상회를 꼬박꼬박 챙겨야하는 주부다.

이 캐릭터가 방송3사 주말드라마의 치열한 경쟁 속을 헤치고 나가는 원동력인 것. 배종옥은 이를 위해 지금까지 오랫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몽땅 버리고 새 인물로 거듭났다. 한 측근은 이런 배종옥의 변신을 두고 "1985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해 연기 생활 24년차를 맞고 있는 배종옥의 모든 것을 이 드라마에 바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한다.

젊은 커리어우먼이나 모던한 지성인, 순정을 간직한 지고지순한 여인,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자상한 엄마 등의 이미지를 유지해온 배종옥은 이 드라마에서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깡패들과 맞서 싸우고, 범인 검거를 위해 바니걸스로 위장해 현장에 잠입하는 등 오랜 연기경력 속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액션 장면은 조금 어설퍼 보이지만 칼바람을 맞으며 험악한 남자들의 발에 차이고 나뒹구는 연기는 측은해 보일 정도. 여기에 토끼 머리띠를 두르고,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무희 의상을 입고 막춤을 추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낼 뿐 아니라 가히 충격적인 변신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오랜 연기 생활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다이내믹한 액션 연기를 펼친 적이 없는 배종옥은 극중 직업이 강력반 형사다 보니 최근 다양한 액션 장면을 소화했고, 장면마다 최대한 직접 연기하려 애쓴다.

얼마 전 깡패들에게 얻어맞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맨발로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장면 등에서 혼신의 연기를 선보인 배종옥은 불혹을 훌쩍 넘긴 중견배우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과감했다. 마치 배우의 투혼이란 이런 것이라 보여주는 듯하다.

배종옥의 열연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새 엄마를 받아들이기 위해 딸과의 인연을 저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목에 핏대를 세우는 모습과 형사 일에 정신이 팔려 첫 아들을 잃어버린 일들을 떠올리며 술회하거나 포장마차에서 김민종과 마주앉아 다른 여자들처럼 남자들에게 사랑받아 봤으면 좋겠다고 푸념하는 모습에서는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지난해 노희경 작가와 함께 호흡한 KBS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이 SBS '내 남자의 여자'와 겹친 것을 제외하고 한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겹치기 출연을 자제해온 배종옥은 이번에도 이번 드라마에 올인할 것을 각오하고 캐릭터 연구에서 대본 연구까지 꼼꼼히 챙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덕분인지 '박정금'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경쟁드라마 KBS '엄마가 뿔났다'의 발목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물론 경쟁작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는 한 수 아래인 것이 사실.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승부를 정확히 가늠하기가 종영 전까지는 어려운 듯 보인다.

방송가는 이번 두 드라마의 경쟁을 두고 대하사극이나 미니시리즈의 경쟁과 맞먹는 빅매치로 여기고 있다. 이로 인해 배우 배종옥에 대한 다시보기는 또 다시 시작됐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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