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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촛불시위 정국 간접 묘사로 '현시국 비판'


SBS 수목드라마 '일지매'에서 촛불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현 정국과 '닮은 꼴' 장면이 묘사돼 눈길을 끌었다.

12일 방송된 '일지매' 8회에서 용이(이준기 분)가 친구 대식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호조판서 이명일의 미술품 창고 안에서 일지매는 원하는 문양을 찾지 못하고 눈에 띄는 통 하나를 들고 나왔다가 이내 그림인줄 알고는 길가에 버렸다. 우연히 그 그림을 친구 대식(문지윤 분)이 줍게 된 것. 범인으로 몰린 대식은 심한 고문을 당하게 된다.

그러자 용이는 자신 때문에 대식이 그렇게 되었다며 죄책감을 느끼고 급기야 임금을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궁을 찾아간다. 이미 궁 앞에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수많은 백성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황. 용이는 "이래봤자 임금은 만나주지 않을 것이다. 소용없다"며 백성들에게 궁으로 한꺼번에 쳐들어가자고 역모를 꾀한다.

용이의 말에 동의한 백성들은 우르르 몰려 궁으로 쳐들어가지만 궁을 지키고 있는 군사들에 막혀 궁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는 실패한다.

이 장면은 흡사 '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이명박 대통령과 소통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막혀 청와대까지 진입하는 데 실패한 것도 '일지매'와 닮은 꼴이다.

지붕 위에서 꽹과리를 치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용이를 지붕 위에서 끌어내리려 하는 군사들의 모습도 전경버스 위에 올라간 시위대를 끌어내리려는 경찰과 오버랩됐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인조(김창완 분) 앞에 선 용이는 친구의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바깥에 억울한 백성들이 매일같이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시위대도 '소고기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한 달이 넘게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촛불집회는 72시간 연속 진행되는 '릴레이 촛불집회' 형태로 진행됐으며 수 만명의 시위대가 밤을 지새웠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다.

네티즌들은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하는 이준기의 대사는 마치 현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 같았다'고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드라마 '일지매'에서 왕은 "백성들의 억울함을 위해 전면 재수사를 해주기로 했다. 힘든 정국에 결국 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백성이다.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임금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허구의 세상이 펼쳐지는 드라마의 대사지만 허구로 치부하기엔 적나라하게 현실과 맞닿아있다. 극중 왕의 이같은 대사는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입에서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거니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 결국 힘든 정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역사와 허구의 중간 지점에서 현 상황을 적절히 빗대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리고 난세 속에 영웅이 나타나 백성들의 슬픔과 아픔을 달래주기를 바라는 대리만족. 이것이 '일지매'가 안방극장의 쟁쟁한 경쟁 드라마들을 제치고 '독주'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사진=SBS방송화면>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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