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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 "나의 장점은 평범함"


스물세살의 여배우가 연기하기에 조선 최고의 기생 '설지' 역은 녹록찮은 역할이다.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김옥빈은 이래저래 부담이 큰 도전을 감행했다.

영화계에서 배우이자 감독, 작가로 이름이 높은 여균동 감독이 상대배우는 한 시대를 호령한 이정재다. 여기에 연기파 훈남으로 각광받은 김석훈과 대선배 이원종,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홍일점이라면 어깨에 매단 무게가 이만저만 하지 않다.

이 모든 부담을 안고도 김옥빈은 그럴듯하게 '설지'를 연기한다. 스물셋의 여배우가 연기하는 농익은 팜므파탈이라니. 김옥빈의 당찬 허키스 보이스와 도도하게 치켜 뜬 눈빛이 당대 최고의 매력녀를 스크린에 환생시켰다.

인터넷 얼짱에서 스타의 산실 '여고괴담'의 주인공, 그리고 드라마 '하노이의 신부'에서 지고지순한 베트남 처녀, 영화 '다세포 소녀'의 '흔들녀'까지 김옥빈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이제 데뷔 3년. 대선배들과 공연한 '1724 기방난동사건'에 이어 박찬욱 감독의 '박쥐'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급성장했다고요? 그런 말을 듣기는 하지만, 저는 실감 못해요.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순조롭게 좋은 운을 타고 여기까지 왔죠."

김옥빈의 배우 인생 전환점은 아마도 '박쥐'가 되지 않을까. 이영애, 임수정, 배두나 등에게서 새로운 매력을 발굴했던 박찬욱 감독과 최고의 배우 송강호와 만난 김옥빈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앞에 서 있다.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한편으로는 TV 출연을 전혀 안하니까 불안하기도 해요. 1년 반 동안 TV에 얼굴을 안 비쳤더니, 제가 뭘 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고요. 그냥 꾸준히 일을 하는 중이에요. 판단은 다른 사람들이 해 줄테고. 그냥 묵묵히 내 길을 가고 있는거죠."

김옥빈은 자신을 가리거나 포장하지 않는다. 솔직함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세간의 이목이나 이미지에 대해서도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 마음을 많이 열어두려고 해요. 나쁘게 보는 시선도 많죠. 그런 평가가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버릇없고 싸가지 없다? 그런 모습을 내가 보였고 또 그것이 보여졌기 때문에 그런 평가도 나온 거겠죠. 변명하는 것도 웃겨요. 하지만 나쁜 점을 가리고 내보이지 않기 위해서 포장하거나 조심하고 싶지는 않아요."

"절 보고 지인들은 변덕쟁이, 에일리언이래요. 시시각각 자꾸 변하니까. 내 안에 있는 나를 잘 모르겠어요."

많은 감독들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옥빈은 "평범함"이라고 대답한다.

"제 장점은, 평범함?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더 예쁘죠. 예쁜 사람은 너무나 많아요. 김태희, 전지현씨에 비하면 평범해 보이는 인상이죠. 그 평범함 때문에 선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배우가 된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김옥빈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마도 그런 두려움과 긴장은 평생을 갈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감독의 주문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시키는대로 연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고 김옥빈은 연기의 묘미를 설명했다.

"어차피 참한 맏딸이나 청순가련한 캐릭터로 써 줄 것 같지는 않으니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하련다"고 김옥빈은 시원스럽게 말했다. 한가지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마음껏 변신하고픈 것이 배우 김옥빈의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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