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몸값이 고작 3천만엔?'… 씁쓸한 야구팬

김동주의 일본행이 슬슬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본 측으로부터 김동주의 신분조회 요청이 있었다고 발표하자마자 '스포츠닛폰' 등의 일본 언론도 '지바 롯데, 올림픽 금메달급 대포 김동주 획득'이라는 제호의 기사를 통해 그의 일본 입성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아직까지 세토야마 류죠 지바 롯데 사장은 "김동주의 영입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구단 관계자는 미국에서 열린 윈터 미팅에서 더글라스 조(김동주의 에이전트)와 협상 조건을 교환한 것으로 밝혀져 그의 지바 롯데행은 큰 이변이 없는 한 기정사실화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지난 11일 김동주 본인 역시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금액과 포지션, 팀도 상관없다"고 일본 진출을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동주의 협상 조건이 한동안 야구판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바 롯데 측은 김동주의 연봉으로 대략 3천만엔(한화 약 4억5천800만원) 전후의 금액을 책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바 롯데 측은 당초 김동주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당시 김동주가 연봉 7억원(옵션 2억원)을 대폭 초과하는 금액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하지만 이후 김동주는 마땅히 일본 구단의 러브콜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자신의 몸값을 대폭 내렸다.

"몸값을 낮춰서라도 일본에 가겠다"는 보도는 연일 야구팬들에게 회자됐고, 이에 지바 롯데 측도 다시 한번 김동주 영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바 롯데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줄레타를 방출했고, 드래프트 2위로 지명했던 조노 히사요시조차 입단을 거부하면서 오른손 거포 영입에 난항을 겪었다. 심각한 적자경영까지 겹치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지바 롯데에게 김동주의 낮은(?) 몸값은 매력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야구팬들은 김동주의 일본행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부동의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던 대한민국 간판타자가 헐값에 팔려나가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해외 무대 진출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린 김동주의 도전 의지를 호평가하기도 한다.

과연 김동주는 어느 정도의 금액에 도장을 찍었을까. 'Only Japan'을 외쳤던 김동주이기에 본인이 원했던 성과는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야구팬들은 '김동주'이기에 자칫 애원(?)하는 듯이 일본에 진출하는 모양새가 그저 찜찜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