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태후' 이덕화 "진짜 연기자라면 정통사극 해 봐야"

이른바 '사극 전문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이덕화가 KBS 새 대하사극 '천추태후'에 출연하면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덕화는 지난 19일 충북 단양 군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천추태후'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작 '대조영'에 이어 1년만에 또다시 사극으로 시청자 앞에 선다는 게 다소 민망하기도 하다"며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절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다. 특히 강감찬 역을 맡아서 강씨 문중으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강부자씨도 얼마전에 전화 왔는데 강씨 욕보이지 않도록 잘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이덕화는 또 "사극은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의미에서 정말 신나는 작업"이라며 "과거의 인물을 다시 불러낸다는 게 정말 흥미진진하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주로 사극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부담은 많이 되지만 사극에서는 내 할 일이 있다. 현대물의 경우 내 나이에 삼촌이나, 매형, 아저씨 역할이 고작이지만 사극에서는 어떤 배역도 맡을 수 있다"면서 "특히 KBS 사극을 선호하는 데는 정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황석영의 '장길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봤는데 정말 실망이 컸다. 정통도 아니면서 퓨전도 아닌게 애매했다"며 "방송 3사 사극에 한번씩은 모두 출연하고 싶다. 정통사극을 통해 익혀 온 연기를 퓨전스럽지 않게 KBS가 아닌 다른 방송사 사극에서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사극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히면서 "사극은 정말 연기자라면 한번씩은 해봐야 한다. 정통사극을 하면 현대물은 솔직히 우스워 보인다"며 "분장 시간만 2시간 이상 걸리고, 대사도 어렵기 때문에 연기자가 실력 쌓기에는 사극만큼 좋은 게 없다. 또 사극은 구직난도 해소한다"고 했다.

이덕화는 또 우스겟 소리로 "전에 '무인시대'라는 작품을 할 때 도끼로 하루에 사람 수백명을 죽였다. 그런데 고작 무채 써는 경쟁작 '대장금'에 밀렸다"며 "정통사극은 정통다워야 제 맛이다. 정통도 아니면서 퓨전 같지도 않은 드라마를 보면 정말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새 대하사극 '천추태후'는 태조 왕건의 손녀딸인 천추태후(채시라 분)가 대(大) 고려라는 큰 이상을 품고, 강감찬 장군과 함께 거란의 침략에 맞서 싸워 무려 세 차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화를 그린 드라마다. 첫 방송은 내년 1월 3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