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라는 팀 성적이 LG 선수들에게 '꼼짝마라'를 외치고 있다. 연봉 협상에 관한 얘기다.
지난 30일 LG는 이대형, 심수창과의 연봉재계약 사실을 전하며 2009 시즌 연봉계약 대상자 47명 중 41명과 계약(계약율 87.2%)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로는 8개 구단 가운데 최고의 계약율이다.
올 시즌 도루왕에 오른 이대형은 1천5백만원 인상된 9천5백만원에 최종 합의를 봤고, 어정쩡한 활약을 펼친 심수창(6승 5패 평균자책점 5.16)은 4백만원 삭감된 7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제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선수는 박용택, 우규민, 권용관, 오상민, 김정민, 김민기 등 6명 뿐이다. LG 구단 측은 연내에 모두 도장을 받아내고 협상테이블을 걷어버릴 심산이었지만 나머지 6명과 금액 조율 문제로 밀고당기기를 거듭하고 있어 연봉 계약 완료는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LG의 2009 시즌 연봉 재계약 면면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선수들이 바짝 엎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계약을 완료한 41명 가운데 현재 연봉 동결자만 20명(군복귀 5명 포함)에 이르고, 삭감자도 6명이나 된다. 동결자와 삭감자를 합치면 63%에 달하는 선수들이 연봉 문제에 있어서는 고개를 떨군 셈이다.
사실 연봉 인상에 성공한 선수 중에서도 실속을 챙긴 이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이대형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5명의 선수가 올해보다 인상된 연봉에 도장을 찍었다. 인상율로는 안치용(3천-6천6백)이 120%로 최고를 기록했고, 인상금액으로는 봉중근(2억5천-3억6천)이 1억1천만원을 더 받게돼 최고다.
이들을 제외한 13명의 인상 수준은 실제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정찬헌과 이범준은 50% 인상됐다고는 하지만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랐을 뿐이고, '박복했던' 정재복도 1억5백만원에서 1억3천만원으로 2천5백만원 인상에 그쳤다.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2백만원에서 8백만원 내외의 소폭 인상이었다.
최하위라는 팀 성적 탓에 군말없이 도장을 찍어야만 했던 LG 선수들이 과연 내년 겨울에는 협상 테이블서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을까. 올 겨울 절치부심의 결과가 2009 시즌 드러나지 않는다면 내년 겨울은 올해보다 더욱 추워질 것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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