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14명의 우선지명 선수를 정해놓고 라운드, 번외 지명에서 누구를 뽑을 지 신생팀 강원FC 최순호 감독은 고민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최 감독은 심사숙고 끝에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윤준하(22)를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4순위로 강원에 입단한 윤준하는 수원고등학교-대구대학교를 거쳐 이렇게 창단팀 강원을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3개월 동안의 전지훈련에서 윤준하는 주전은 물론 17명의 출전 엔트리에 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선수였다.
그런 윤준하가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개막전에서 큰 일을 저질렀다.
윤준하는 전반 28분 김영후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양 옆에 두고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개막전 승리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경기 뒤 얼떨떨한 표정으로 인터뷰룸에 들어선 윤준하는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 팬 어러분이 응원을 많이 해줘서 기분이 좋고 열심히 하겠다"라며 벅찬 소감을 털어놓았다.
부모님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더 떨렸다는 윤준하는 "골 넣을 생각도 못했고 정신없이 뛰었다. 얼떨떨하고 아무 생각도 안난다. (김)영후 형에게 패스하는 데 주력했다"라며 가슴 벅찼던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기억했다.
옆에서 윤준하의 말을 듣고 있던 최순호 감독은 "(윤준하의 골은) 내가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남들보다 더 운동을 많이 해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윤준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를 모델로 축구를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팬들로 가득 메워진 경기장에서 신바람나는 축구를 하고 싶다는 윤준하는 루니보다 5cm나 더 작은 173cm의 신장으로 강원FC에 큰 선물을 안겼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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