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도쿄돔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간의 '조1위 결정전'. 양팀 선발로 나선 봉중근(LG)과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가 역투로 맞대결을 벌였지만 결과는 이와쿠마의 판정패로 끝났다.
2008시즌 일본프로야구 최고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이와쿠마는 명성에 걸맞는 '면도날 제구'로 호투를 이어갔다. 140km대 직구의 정교한 코너워크에 공끝이 변화하는 투심 패스트볼, 때때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가며 한국 타선을 상대했다.
이와쿠마는 1회초 정근우와 김현수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3회까지는 3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4회초, 한국의 '준족'이 이와쿠마를 흔들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1-3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끌고간 뒤 볼넷을 골라내 첫 출루에 성공했다. 김인식 감독은 정근우에게 번트 대신 강공 사인을 냈다. 결과는 대성공, 정근우는 이와쿠마의 142km 직구를 툭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내 무사 1,2루 찬스를 엮어냈다.
이와쿠마는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 돌렸지만, 한국에는 4번 해결사 김태균이 있었다. 김태균은 이와쿠마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3루 선상을 빠져나가는 빨랫줄같은 적시타를 터뜨렸다. "한국 타선은 몸쪽이 약하다"고 지적했던 일본 분석원들의 자료를 토대로 이와쿠마는 몸쪽 승부를 했겠지만 김태균의 타격이 한 수 위였다. 2루주자 이종욱이 홈을 밟아 한국이 1-0으로 리드.
1실점한 후 이와쿠마는 이대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잠시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배터리를 이룬 포수 조지마가 절묘한 2루 견제구로 리드 폭이 컸던 김태균을 잡아내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다시 안정을 찾은 이와쿠마는 5회 볼넷 한 개를 내준 외에는 6회 첫타자 박기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기까지 한계 투구수를 채우며(69개)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마운드를 스기우치에게 넘겼다.
이와쿠마는 5.1이닝 동안 안타는 2개만 맞았고, 볼넷 3개와 삼진 5개를 기록하며 1실점했다. 선발투수로서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 선발 봉중근이 똑같이 5.1이닝을 던져 무실점 역투를 펼쳐 결과적으로 이와쿠마는 봉중근에 판정패를 당한 셈이 됐다.
일본 최고수준 투수를 상대로 볼넷 3개를 골라내는가 하면 득점타를 때려낸 김태균 등 한국타자들과 봉중근의 최고 피칭을 오히려 칭찬해줄 만했다.
<이와쿠마 히사시는 누구?>
이와쿠마는 지난해 일본의 사이영상 격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이와쿠마가 기록한 21승은 1985년 사토 요시노리(한큐) 이후 23년만에 나온 최다승이었고, 평균자책점1.87, 승률 8할4푼으로 투수 부문 타이틀 3관왕을 차지했다. 라이벌인 다르빗슈 유(16승, 니혼햄)보다 5승이나 더 올렸고, 평균차책점과 투구이닝수(201.2이닝)에서도 다르빗슈를 따돌려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조이뉴스24 도쿄돔=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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