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리그'라 불리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태극전사' 출신 조원희가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다. 조원희의 데뷔전이 오는 15일 0시(한국시간)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펼쳐질 '2008~09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선더랜드와의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조원희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은 지난 3월1일 열린 첼시전으로 예상됐지만 비자발급 문제가 생겨 급거 귀국하는 바람에 미뤄지게 됐다. 지난달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원희는 "스티브 브루스 감독님이 3월 15일 선더랜드전에 나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고 말해 데뷔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조원희의 데뷔전에 한국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프리미어리거가 된 조원희로 인해 축구팬들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또 조원희가 어떤 활약을 펼치고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한국팬들의 기대감과 궁금증은 하늘을 찌른다.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선다. 그 동안은 공격수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수만이 프리미어리그 땅을 밟았다. 조원희는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군림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투지는 K리그에서 가히 따라올 자가 없었다. K리그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또 조원희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있다.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던 한국인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성공한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지금은 독일로 떠났지만 토트넘에서 활약한 이영표가 있다. 이동국은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고, 설기현 역시 사우디리그로 몸을 옮겨야만 했다. 김두현은 현재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군 경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조원희가 박지성-이영표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뼈아픈 실패를 겪을지, 한국팬들은 조원희의 첫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첫 경기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 팬들과 감독을 매료시킬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밝은 앞길을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그라운드에 자주 나서지 못해 방황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다.
조원희는 시즌 후반기에 위건에 들어가, 사실상 올 시즌은 프리미어리그 적응 정도로 보면 된다. 브루스 감독 역시 조원희는 다음 시즌을 위해 영입한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래도 첫 경기에서 잘했으면, 첫 경기에서 결정적인 골이나 어시스트라도 했으면 하는 것이 모든 한국 축구팬들의 바람이다.
조원희는 "꿈을 이루었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힘들었는데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죽도록, 심장이 터지도록 노력을 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원희의 꿈과 열정, 그리고 한국축구의 또 다른 위상을 위해, 조원희는 조심스럽지만 자신있게 그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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