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이벌간의 첫 대결은 치열했다. 그리고 홈런 더비 결과, LG가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것도 가장 극적일 수 있는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LG는 10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서 선발 정재복이 3홈런을 허용하면서 진땀을 흘렸지만, 페타지니의 3연타석 홈런이자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9회말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8-5로 승리를 거뒀다.
라이벌전답게 시원스런 홈런포가 잇달아 쏟아져나왔고, 갯수는 양팀 합쳐 7개에 달했다. 페타지니는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면서 '원맨쇼'를 펼쳤고, 2연속 'X-존' 홈런에 마지막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통산 3번째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자, 13번째 끝내기 만루홈런이었다. 그리고 3연타석 홈런은 26번째.
이날 승리로 LG(3승3패)는 '한지붕 두가족' 두산을 역전으로 잡아내면서 평일밤 늦게까지 구장에서 열혈응원을 펼친 팬들에게 보답했다. 반면 두산(3승2패1무)은 다 잡은 경기서 뼈아픈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분루를 삼켰다.
LG 선발 정재복은 5.1이닝 동안 7피안타(3홈런) 5실점하면서 고개를 떨궜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패는 면했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이재영(1이닝 1피안타)-오상민(1이닝 무안타)-최동환(0.2이닝 무안타)-정찬헌(1이닝 1피안타)이 무실점 호투해준 것이 LG 역전승의 디딤돌이 됐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1회초 임재철이 좌측 'X-존'에 떨어지는 투런포(비거리 110m)로 선취점을 올린 후 4회초 손시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게다가 6회초에는 김현수(비거리 125m)와 최준석(비거리 125m)의 솔로포 두 방으로 단숨에 5-0까지 도망갔다.
하지만 LG의 저력은 후반 들어 나타났다. LG는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페타지니가 정재훈의 높은 쪽 체인지업(128km)을 밀어쳐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기는 'X-존'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다. 또 2사 1루 상황서 조인성마저 바뀐 투수 이재우의 낮은 직구를 퍼올려 좌월투런포(비거리 125m)로 연결시켜 3-5까지 쫓아갔다.
이런 가운데 8회말 페타지니가 이재우로부터 중월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X-존 홈런'을 뽑아내 LG는 1점차까지 추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마지막 9회말 대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두산 마무리로 나선 이용찬이 대타로 나선 선두타자 최동수에게 좌익수 왼쪽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게다가 이대형의 3루 땅볼을 3루수 김재호가 악송구까지 하면서 LG는 무사 2, 3루의 기회를 맞았다. 이병규가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안치용은 볼넷을 골라냈고, 1사 만루에서 이날의 '영웅' 페타지니가 등장했다.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페타지니는 올 시즌 두산의 주전 마무리로 낙점된 이용찬의 4구째를 통타, 우중월 펜스 상단을 맞추는 끝내기 만루포를 터뜨렸고 그 순간 LG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짜릿한 승리의 쾌감을 만끽했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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