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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붉은색은 없다'…허정무호 '세대교체', 새로운 붉은색 입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세계적인 역사를 창조해냈다.

허정무호는 지난 7일 새벽(한국시간)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박주영과 기성용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4승2무, 승점 14점을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2위를 확보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위대한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에서 6번째 대기록이고,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허정무호가 출범하고 난 후 역사적인 연속 7회 월드컵본선 진출을 일궈낸 과정을 돌이켜보면 많은 결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결실은 바로 성공적인 '세대교체'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허정무 감독의 실험정신에서 시작된 한국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는 월드컵본선을 확정지은 지금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을 수놓았던 태극전사들의 체취는 불과 3년이 지나 다음 월드컵을 1년 앞둔 지금 거의 느낄 수 없다. 이운재, 이영표, 박지성 등 핵심적인 베테랑을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태극전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는 허정무호는 2006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붉은색으로 갈아입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였던 안정환, 조재진, 이천수 등은 더 이상 대표팀에서 볼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면서 이들 한국축구의 간판선수들을 대표팀에 발탁하며 이들의 기량을 점검했지만 결국 '젊은 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이름은 바뀌었다. 24살 동갑내기 친구 박주영과 이근호가 한국축구 공격수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막내급이었던 박주영은 현 대표팀에서 A매치 11골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근호 역시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군림하며 한국의 본선행을 가장 앞선 자리에서 이끌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주축 수비수였던 최진철, 김영철 등도 이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붉은 유니폼을 벗었다. 대신 강민수, 오범석 등 젊은 선수들과 조용형, 이정수, 곽태휘 등 새로운 간판 수비수들이 등장하며 한국 대표팀의 수비에 새로운 붉은색을 입혔다.

한국 국가대표팀 세대교체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미드필더다. 허정무호의 젊은 피 실험이 가장 성공한 부분도 미드필더다. 역시나 그 중심에는 이청용-기성용, '쌍용'이 있다.

대표팀에 먼저 발탁된 것은 이청용이었다. 2008년 3월26일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북한전'에서 한국 축구의 간판이자 영웅인 설기현은 부진을 금치 못했다. 설기현이 부진한 사이 북한전에서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새내기' 이청용이 비상하기 시작했다. 이청용은 북한전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대표팀 소집훈련에서 설기현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월31일 아시아지역 3차예선 요르단전에 설기현을 제치고 선발로 나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A매치 데뷔전인데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고, 공격 포인트까지 올렸다. 이후 대표팀 오른쪽 윙어는 이청용의 독주였다. 설기현은 이후 대표팀에 발탁되지도 못했다.

지난 7일 UAE전을 준비하면서 뽑힌 최태욱은 올 시즌 K리그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국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한국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널리 알렸다.

기성용은 '포스트 김남일'의 자리를 꿰찬 중원의 젊은 사령탑이다. 예전의 김남일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중앙 미드필더에 기성용의 파트너가 누가 될지가 관심거리가 될 정도다. 지난해 10월11일 최종예선 북한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기성용. 이후 기성용은 항상 선발 멤버였고, 중원의 지배자였던 김남일은 더 이상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그리고 기성용은 한국 대표팀의 간판 '프리키커'로도 성장했다. 기성용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허정무호의 최대 무기가 됐다. 이제 허정무호의 세트피스는 기성용의 발을 거쳐가야만 한다. 기성용은 지난 UAE전에서 쐐기를 박는 한국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세대교체의 완성을 알렸다.

역사를 일궈내고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허정무 감독과 태극전사들, 그리고 환영나온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등은 하나같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원동력을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꼽았다.

조중연 회장은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완성됐다. 이 선수들을 잘 조합하면 월드컵 본선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무 감독 역시 "대표팀이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커나가는 것이 보인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희망적이다"며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허정무호 세대교체의 '중심' 기성용의 생각도 들어봤다. 기성용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 부담은 되지만 형들이 받쳐줘 도움이 됐다. 어린 선수들이 발전하는 과정이다. 감독님이 우리가 하고싶어 하는 대로 하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세대교체의 중심이라는 말에 부담감은 느끼지만 아무나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없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허정무호의 '세대교체'. 허정무 감독이 입히고 있는 새로운 붉은색. 바로 한국축구의 '미래'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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