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2위로 2009 시즌 전반기를 마감한 두산.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는 힘겨운 시절이었지만 그 결과는 훌륭했다.
시즌 초중반 이종욱, 고영민, 김동주, 최준석, 최승환, 김현수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두산은 한때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백을 2009 신인 정수빈을 비롯해 '중고신인' 이용찬, 홍상삼, 고창성과 백업 멤버인 김재호, 민병헌 등이 훌륭히 메워주면서 두산은 전반기 내내 SK와 1, 2위를 다툴 수 있었다.
그 중 특히 두산에게 소금같은 존재로 거듭난 선수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용찬과 홍상삼이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용찬과 홍상삼에게 늘상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지만 팀이 어려울 때 제 몫을 해주면서 감독의 경기 운용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용찬이가 이렇게 잘해내고 있다는 점이 정말 고맙다. (홍)상삼이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싸움닭으로 변한다. '기(氣)빨'이 센 선수"라고 싱긋 웃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들은 두산 투수진의 앞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까지 팔꿈치 수술로 절치부심하던 입단 3년차 이용찬은 올해부터 주전 마무리 투수로 기용됐다.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의 특성상 구위를 떠나 대담한 배짱이 없으면 힘들었지만 이용찬은 보직 변경 첫 해에 34경기서 19세이브(2패 3블론세이브)를 올리면서 현재 오승환(삼성)과 구원 공동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특히 이용찬은 전날 경기서 호되게 당하더라도 다음날 평정심으로 투구할 수 있는 성격이 큰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홍상삼의 경우, 두산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승리의 요정'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홍상삼만 등판하면 투구 내용에 관계없이 팀은 승리한다는 고마운 징크스(?) 덕분이다. 실제로 홍상삼은 16경기 등판에서 8승 2패 평균자책점 3.91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자신이 등판한 16경기서 팀은 무려 13승을 챙겼다. 우연일 지는 모르겠지만 홍상삼만 등판하면 두산 선수들은 펄펄 날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가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두산은 팀내에서 신인왕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 행복한 비명을 질러야 한다. KIA 안치홍과 함께 신인왕 경쟁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이용찬이 구원왕에 근접한 성적을 내고, 홍상삼이 선발 10승을 넘긴다면 두산의 집안싸움이 될 공산이 높다.
이용찬과 홍상삼. 이들이 없었다면 두산은 올 시즌 불행한 날들을 보내야 했을 지도 모르기에 두산 팬들은 더욱 '어린 곰'의 활약에 열광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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