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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야구 청소년대표, 어느 학교 누가 뽑혔나③


제8회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엔트리 18명 중에 서울과 수도권 소속 선수가 9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영남권에서 4명, 호남권에서 2명, 그리고 충청권에서 3명으로 나뉘어졌다.

오랜 동안 한국 고교야구의 근간이었던 영호남권 지역이 서울 및 수도권에게 밀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로 올해도 3개 전국대회를 서울 팀이 싹쓸이 했다. 그나마 지역대회 무등기와 화랑대기에서 개성고, 대붕기 대회에서 상원고가 우승을 차지하며 영남권 팀이 자존심을 지켜냈다.

★박화랑 (상원고3. 사이드암투수. 175cm-70kg. 우투우타)

지난해 상원고(옛 대구상고)는 대붕기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1924년 팀 창단 이후 총 17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 고교야구를 이끌었던 명문이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대통령배대회에서 충암을 꺾고 결승전에 올라 1993년 이후 16년 만에 우승을 넘봤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붕기대회 정상을 밟고 대구상고의 전성기 재현을 예고하는 만족스러운 한해를 보냈다.

상원고 도약의 중심에는 사이드암 투수 박화랑이 있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거죠. 최고였죠 뭐."

고1 때부터 투수로 뛴 박화랑은 2학년 때는 팀이 대회 초반 탈락의 부진으로 던질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당시엔 구속도 120km를 조금 넘길 정도로 평범했지만 올해 최고 구속 134km까지 찍으며 130km대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좌우 코너워크도 좋아졌다.

박화랑은 이 모든 것이 작년에 부임한 김태원 수석코치 덕분이라고 말한다. "동계훈련 때 하체운동에 집중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치님은 프로에 오래 계셔서인지 타자와의 수싸움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박화랑은 올 시즌 57이닝을 던져 5승2패 평균자책점 1.42(9자책점)를 기록했다. 팀 성적이 좋다보니 상복도 있었다. 대통령배에서 감투상, 대붕기에선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봉황대기 1회전에서 광주일고에게 2-3으로 패해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경기를 씁쓸하게 마감했다.

대표팀에 발탁이 된 만큼 봉황대기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해야 했는데 그럴 기회를 놓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은 볼의 구속이 부족하고 체력도 보완해야 하는 게 자신의 과제라며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대학보다는 프로행을 원한다고 밝혔다.

★김민수 (상원고3. 포수. 177cm-80kg. 우투우타)

청소년 대표팀엔 두 명의 '안방마님'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김민수다. 박화랑과 상원고 배터리를 이루며 대통령배 덕수고와의 결승전에서 고군분투하던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1회초 선발 서영국을 상대로 덕수고 타자들은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8실점. 승부는 이미 결정된 듯 보였다.

"첫 타자부터 막 밀어붙이더군요. 순간이었어요. 제가 투수 리드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점수를 준 것 같아요." 당시의 심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보라고 하자 '노래를 흥얼거리며 볼을 받았다'고 예상외의 대답을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즐기면서 야구를 했다고 말했다. 야구란 승패를 떠나 언제나 즐겨야 한다는 것이 김민수의 생각.

두둑한 배짱과 낙천적인 성격이 천상 포수였다. 대구옥산초-경북중학교 출신으로 올해 대붕기대회 우승이 야구를 한 이후 개인적으로 첫 우승이라며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수는 대표팀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대표팀 돼서 외국 나가는 게 꿈이었어요. 쇼핑도 하고.(웃음) 그런데 이번엔 해외가 아니네요."

같은 포지션 중에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부산고의 김창혁(3학년)이라며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요, 미트질도 좋고 어깨도 좋아 2루 송구 최고에요. 학교 성적이 나지 않아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저는 창혁이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어요."

체격이 큰 편은 아니지만 투수리드와 송구능력이 뛰어나 1학년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주전을 꿰찼던 김민수는 발도 제법 빨라 대통령기에서는 도루상을 받기도 했다. 유난히 포수 부상자가 늘면서 선수보강에 혈안이 되어 있는 프로구단들의 눈독을 받을 고졸 포수 1순위로 전망되는 김민수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밝고 활달한 성격이 아닌가 싶다.

★신원재 (대구고3. 외야수. 185cm- 83kg. 우투우타)

청소년 대표팀 엔트리에서 투수를 제외하고 야수들을 살펴보면 좌타자가 8명이나 포진되어 있다. 그 중 나경민(덕수고3, 중견수) 만이 좌투좌타일 뿐, 나머지는 모두 우투좌타다. 최근 고교야구에서 불고 있는 좌타자 열풍의 현주소를 이번 대표팀 멤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우타자가 더 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 중 한 명이 신원재다.

지난해 대구고는 청룡기와 봉황대기의 패권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당시 정주현(현 LG) 정인욱(현 삼성) 고도현(현 동의대)등 주축을 이룬 3학년 선배들을 도와 신원재는 유재호(당시 지명타자)와 김선민(2루수) 등 2학년 동기들과 우승에 합세했다. 물론 타격이라든가 수비 면에서는 여물지 못한 미완의 시기였다.

그리고 3학년이 된 올해 신원재는 2할4푼대 타율이 아닌 3할을 가뿐히 넘기며 중심타선에 올랐고, 대붕기 대회 동산고와의 경기에서는 고교시절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리며 자신감을 찾았다.

발도 빨라 중견수로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포지션이 같은 나경민(덕수고3, 중견수)과의 주전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

"(나경민이) 발도 빠르고 어깨도 무척 강하잖아요. 최고의 1번타자 감이라고 생각해요. 잘하는 건 잘한다고 솔직히 말해야죠. 저와는 스타일이 좀 다르거든요."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중견수 자리야말로 '외야의 꽃'이 아니냐며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를 드러냈다.

신원재는 대구고 선배 중에서는 이범호(한화)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며 꼭 한 번 타격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박태호) 감독님이 3년 내내 이범호 선배님 칭찬을 하셨어요. 열심히 꾸준히 하는 노력형 선수였다고.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요."

<④편에 계속>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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