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스포트라이트 받기 좋아하는 청년처럼 보이다가도 사뭇 진지하게 연기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일을 향한 열정과 프로페셔널함이 보인다.
배우 장근석에게는 이렇듯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는 여러 모습들이 있다. 그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것은 대중들만이 아니었다. 장근석 역시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상업성보다는 진정성을 앞세운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장근석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과도기를 겪은 것 같다"며 "장근석이라는 사람이 셀러브리티인지 배우인지 연예인인지 혼돈스러웠다"고 입을 열었다.
"나를 찾고 싶은 게 가장 큰 목적이었어요. 연기 외에 MC나 노래도 했으니까 사람들이 제가 잠깐만 안 보여도 너무 오래 쉰다고 했죠.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선배와 좋아하는 내용을 가지고 배우면서 천천히, 편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했어요. 완성이 목표였을 만큼 영화 자체의 성격도 일반적 오락영화와는 달랐고 그만큼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얻을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답을 얻었냐'는 질문에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라고 한 장근석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 오히려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
"'나는 배우'라고 생각하면 괜한 자만심을 가질 수도 있고 스타성만 지향하면 그 에너지가 금세 소모될 것 같아요. 항상 고민하면서 타협점을 찾으면 거기 걸맞는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요. 예전같이 조바심내지 않으려고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것부터 하면서 천천히 가고 싶어요."
조바심을 버리게 된 것은 지난 한 학기동안 학교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이 그만큼 많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근석은 자신의 대학생활을 "종교를 얻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전에는 포털 인기검색어 배우 순위에서 10위 밖으로만 나가도 초조했고 동갑인 배우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긴장됐죠. 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연예계 사람들이 아닌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변했어요. 겉모습을 꾸미고 텔레비전에 내가 얼만큼 나오는 지 보다 내적인 것, 내 필모그래피에 어떤 것들이 쌓여가느냐 하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죠. 중,고등학교 때 몰랐던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이제야 알게 되면서 내 작품에 대한 욕심과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학교 축제 기획도 하고 대학생 UCC 공모전에서 직접 연출한 작품으로 은상까지 수상한 그는 지금 인생의 자양분을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또래 배우들과 비교해 나만의 개성을 키워야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최대한 학교 생활을 많이 하려고 하죠. 지난 반 년을 지금 못 하면 앞으로 더 후회가 될 것들을 하면서 알차게 보낸 것 같아 뿌듯해요. 경험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재산이 될 줄 몰랐는데 학교 생활이 제게 정말 좋은 밑거름과 재산이 되고 있어요."
삶의 경험과 함께 "흔들리지 않을 내 자리를 찾아야 하기에" 2009년 남은 넉 달을 일과 학업을 절충하며 더 열심히 살겠다는 그의 각오는 허세가 아닌 젊음의 열정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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