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계절이다.
K리그의 자존심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이 나란히 AFC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JAR 스타디움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서울은 24일 새벽 카타르 도하 스포츠클럽에서 움 살랄(카타르)을 상대로 8강 원정경기를 치른다.
K리그를 대표해서 AFC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포항과 서울의 상대는 다른 국가의 클럽들이다. 포항과 서울은 K리그의 자존심과 명예를 등에 업고 아사아의 다른 리그 팀과 전쟁을 펼친다. 국가대항전 성격을 띠는 만큼 K리그가 하나로 똘똘 뭉쳐 아시아 정벌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AFC챔피언스리그에서 펼쳐지는 K리그 '내부의 전쟁'도 있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명예와 자존심 대결이다. 이번 AFC챔피언스리그는 K리그 최고의 외국인 감독을 가리는 무대가 되고 있다.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과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역대 K리그 외인 감독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감독들이다. 2009시즌 AFC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K리그 클럽 역시 이들 최고의 외인 감독이 이끄는 서울과 포항 뿐이다. AFC챔피언스리그가 K리그 최고 외인 감독의 자존심 대결 무대가 되고 있는 셈.
그동안 실적으로 보면 파리아스 감독이 한 발 앞서 있다. 2005년부터 포항 지휘봉을 잡은 파리아스 감독은 2007년 K리그 챔피언, 2008년 FA컵 우승, 2009년 피스컵코리아 챔피언 등 K리그 모든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게다가 올 시즌엔 사상 첫 트레블에도 도전하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아직 타이틀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한국축구에 많은 것을 남겼다. 2006년 서울 감독으로 부임해 2007년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했지만 2008년 K리그 준우승을 거뒀고 2009년 현재 K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또 귀네슈 감독은 한국의 젊은 인재들을 발굴해 한국축구의 중심으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다. 서울은 그래서 '젊은 축구'의 상징이 됐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은 귀네슈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무려 6명의 서울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만들기도 했다.
파리아스 감독과 귀네슈 감독. 과연 누가 더 위대한 외인 감독일까. 전문가들, 팬들의 입장은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다. 그만큼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어쩌면 이 문제가 AFC챔피언스리그 결과를 통해 풀릴 지도 모른다. 지금껏 외인 감독이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아시아 무대를 정복한 외인 감독에 더 좋은 평가가 내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AFC챔피언스리그에서 펼쳐지는 타 국가 클럽들과의 대결만큼이나 K리그 내부의 전쟁, 귀네슈 감독-파리아스 감독의 자존심 대결 역시 너무나 치열하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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