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의 기세를 막을 자가 없다. 사자군단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대기록마저 무산시키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17연승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SK는 23일 문학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최종전(19차전)에서 차근차근 득점을 이어간 화력의 위용을 앞세워 7-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SK(78승 47패 6무)는 1986년 삼성이 세웠던 역대 팀 최다 연승기록(16연승)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 두산전 승리 이후 한 차례 무승부를 제외하고 18경기서 무려 17연승을 일궈내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이제 남은 2경기서 전승, 19연승을 내달리고 이날 경기가 없던 선두 KIA(79승 48패 4무)가 남은 2경기서 모두 패하면, 한국시리즈 직행의 티켓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반면 5위 삼성(64승 67패)은 4강 탈락이 확정됐다. 잔여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한 게임 남겨둔 4위 롯데(66승 66패)가 패해 동률을 이뤄도, 상대전적에서 밀려 가을야구가 불가능해졌다. 덕분에 경기가 없던 롯데는 어부지리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1회초 SK의 집중력이 분위기를 갈랐다. SK는 1사 후 박재상, 정근우, 이재원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순식간에 만루를 채웠다. 나주환의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서 포스아웃됐지만, 곧이어 박정권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고, 정상호가 우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2회초 박석민이 좌월솔로포(비거리 115m)를 터뜨려 곧바로 반격하는 듯 했지만, 물오른 비룡군단은 2회말 박재상의 우월투런포(비거리 110m)로 사자의 추격을 막았다.
삼성은 3회초에도 신명철의 중월투런포(비거리 125m)로 추격, 4강의 희망을 이어갔지만 SK는 4회말 1사 1, 3루서 박재상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김연훈이 홈을 밟았고, 5회말 2사 2루서는 김연훈이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7-3으로 점수를 벌려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이후 양 팀은 상대팀 계투진의 구위에 눌려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다 삼성이 9회초 박한이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때가 늦었다. SK는 결국 승리를 지켜내 한국야구사의 한 획을 그었다.
부상 후 복귀, 90일만에 선발등판한 SK 채병용은 2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하며 조기 강판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이후 윤길현-정우람-이승호-정대현-글로버를 줄줄이 기용하며 역전패의 싹을 애초에 잘라냈다.
한편, 벼랑 끝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던 삼성 선발 신인 박민규는 초반 제구력 난조로 진땀을 흘리다 1.1이닝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4강 희망의 불씨를 꺼트렸다. 화력에서는 신명철이 시즌 20호포를 터뜨려 시즌 두번째이자 역대 32번째 20-20 클럽에 가입했지만 팀의 4강 탈락으로 빛이 바랬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