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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 동의대 좌완 윤지웅, 야구월드컵에서 건진 '보배'


한국시간으로 28일, 미국은 쿠바를 10-5로 꺾고 제38회 야구월드컵 2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마지막 날까지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전했던 한국선수단은 8강 진출 실패 이후 지난 22일 조용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쓸쓸한 귀국길이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나마 가벼운 발걸음을 돌아온 이가 있었으니 동의대 3학년 좌완 투수 윤지웅(21)이다. 문광은(SK 입단예정)과 함께 2009 대학야구 춘계리그와 하계리그 대회에서 동의대를 연거푸 정상으로 이끌었고, 대학 대표로 발탁된 이후 연이어 월드컵 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윤지웅은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24명 가운데 투수는 총 11명. 상무와 경찰청 소속 3명, 프로선수 3명, 그리고 나머지 5명은 대학생들로 구성돼 있었다. 투수가 11명이나 됐지만 윤지웅은 한국이 치른 총 10게임 가운데 6경기에 등판해 투수 중 최다 출장 횟수를 기록했고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믿을 맨'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6게임에서 윤지웅이 거둔 성적은 1승 1패 1세이브. 총 17이닝을 던져 피안타 12개, 볼넷 6개, 탈삼진 16개를 잡아냈고 4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스웨덴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1승을 기록한 손승락(27, 경찰청), 스페인전에서 구원승을 따낸 유원상(23, 한화), 영국전 승리투수가 된 박현준(23, SK) 등과 함께 윤지웅도 니카라과전에 중간계투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1승을 챙겼다. 19이닝을 던진 손승락에 이어 대표팀내 2위에 해당하는 이닝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윤지웅은 2009년 국내에서 열린 전국 대회에서 총 61.1이닝을 던져 단 1자책점만을 기록, 경이적인 평균자책점 0.15를 마크했다. 비록 국내대회 때보다는 높은 평균자책점이지만 전력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남미와 유럽의 강타자들을 상대로 하는 국제대회에서 얻은 결과라는 점은 이제 갓 21살 미완의 투수로서는 빼어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선발로 나섰던 네덜란드전이 가장 아쉬웠어요. 7이닝 동안 3실점했거던요. 괜찮게 던졌는데 타선이 터져주질 않았어요. 전반적으로 투수들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야수 실수가 많았고 방망이가 터지질 않았어요. 저 말고도 (손)승락이 형, (김)희걸이 형, (노)경은이 형 다 선발로 나가 잘 던졌는데 점수를 뽑지 못해 진 경기가 많았어요."

속상함이 쌓여 있었는지 윤지웅의 하소연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유럽에서 열려서 텃세도 심했어요. 스트라이크 존도 우리에게 불리했어요. 일단 점수를 안주면 되고 우리가 점수를 내면 그만인데 그게 맘처럼 되질 않아서...(잠시 머뭇거리다가) 저희가 부족했던 거죠."

어느 정도 넋두리를 끝내자 이번엔 반성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개인적인 욕심을 품고 잘 던지는 모습만 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아요. 굳이 승부를 해야겠다고 실투를 한 경우도 있고 삼진을 잡으려다가 안타를 내준 것도 있어요. 팀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는데, 스카우트님도 지켜보고 있고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도 있었던 것 같고..."

윤지웅은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이 팀에 악영향을 끼친 것 같아 마음이 대회 기간 내내 무거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당초 출국 당일 어떻게든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 등판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히고 떠났는데 그 이상의 결과를 얻고 돌아온 것이 아니냐고 되묻자 빙그레 웃었다.

"갔다가 던져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게 아닌가 내심 걱정했거던요. 경험 많은 형님들 선배님들이 즐비하잖아요. 제게 기회를 주시고 중요할 때 믿고 맡겨 주셔서 너무 기뻤죠. 정말 최선을 다해 던졌어요."

제25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만과 일본에게 패하며 3위에 머문 것이 못내 아쉬워 이번 만큼은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오고 싶었다는 윤지웅은 속은 쓰렸지만 또 하나의 목표를 가슴에 새기고 돌아왔다고 했다.

"국내에서 좀 던진다 싶어도 힘이나 체구에서 외국선수들에겐 밀린다는 거죠.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온 만큼 제 야구인생에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목표를 더 높고 크게 잡고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시 기회가 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겁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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