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3관왕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에 큰 고비가 닥쳤다. 정규리그(2007년), FA컵(2008년), 컵대회(2009년) 등의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아직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못해본 포항의 야망 앞에 적신호가 커졌다.
포항은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지만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1차전에서 1-3으로 패해 2차전에서 최소 2-0으로 승리하거나 더 많은 골을 넣고 실점을 적게 해야 4강에 오르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포항은 브라질 축구의 살아있는 왼발의 전설 히바우두의 볼배급과 킥력에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 수비수 김형일이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불운까지 닥쳐 내주지 않아도 될 골을 내주기도 했다.
30일 홈 포항 스틸야드에서 치러지는 2차전에서도 히바우두는 여전히 경계대상이다. 김형일의 부재는 김광석 등 대체 자원이 메울 예정이지만 히바우두의 볼배급이라든지 세트피스에서 보여주는 위력은 분요드코르의 경기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서른일곱의 나이에도 저력을 뽐내는 히바우두의 위력 앞에 분루를 삼켰던 포항에는 동갑내기 미드필더인 '주장' 김기동이 칼을 갈고 있다.
지난 16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컵대회 결승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K리그 최고령 득점 기록(37세 244일)을 갈아치운 김기동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선수다.
지난 26일 부산과의 정규리그 25라운드에 출전하며 통산 464경기를 소화한 김기동은 K리그의 지존과도 같다. 골키퍼 김병지(39, 496경기)를 제외하고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포항은 김기동의 조율로 대역전을 노릴 태세다. 올 시즌 홈에서 치른 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서 3승1무(16강 포함)로 무패 행진을 달린 것도 믿는 구석이다. 11골 3실점으로 화려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다.
특히 뉴캐슬 제츠와의 16강전에서 김기동의 위력은 대단했다. 김기동이 중원에서 키를 쥐면서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오른쪽 풀백 최효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변화무상한 선수 배치를 시도할 수 있었다.
중앙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뉴캐슬의 침투를 막으면서 측면 우회 공격까지 도중 차단한 포항은 역습이라는 폭탄으로 골폭격을 가하며 6-0 대승을 거뒀는데, 김기동이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 외에도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서도 김기동은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기동은 늘 '파리아스 매직'의 선봉에 섰다. 세월을 잊은 그의 활약이 기적의 4강 진출로 이어질 지, 팬들의 시선은 포항 스틸야드로 모이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