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은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금민철을 예고했다. 정규시즌에는 볼넷 남발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SK에게 시즌 중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과 지난 준플레이오프 롯데전서의 호투로 금(琴)민철의 금(金)빛투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건 것이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금민철을 파트너가 될 포수로는 누구를 내보낼까. 일단 두산 엔트리에는 포수로 용덕한과 최승환이 등록돼 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선발 포수는 용덕한이었다. 최승환은 1, 2, 3차전 경기 막바지에 잠시 교체돼 몸을 푼 것이 활약상의 전부였다. 사실상 주전 포수로서 김경문 감독은 용덕한을 '롯데 사냥'의 '안방마님'으로 낙점한 것이다.
김 감독이 용덕한을 주전 포수로 내세운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블로킹 능력 때문이다. 사실상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고정된 로테이션을 실시하지 못하는 두산으로서는 준플레이오프 당시 믿고 맡길 만한 원투펀치가 없었다.(물론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이에 김 감독은 고심 끝에 니코스키-금민철-홍상삼-김선우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4인의 투수가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로 얻어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바운드 볼이나 폭투로 인한 진루 혹은 실점은 단기전에서 치명적이기에 김 감독은 이를 원천봉쇄하고자 상대적으로 최승환보다 블로킹 능력이 낫다고 판단한 용덕한을 주전 포수로 내세웠다. 또 이 덕에 투수들은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타팀에 비해 도루 능력도 뛰어나지 않은 롯데(시즌 106개, 7위)였던 터라 도루저지율이 뛰어난 최승환(3할4푼7리, 용덕한 2할8푼8리)을 벤치에 앉히는 과감한 결단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SK는 롯데와는 다르다. 타석에서의 끈질김은 차치하더라도 누상에서 베이스를 훔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는 비룡군단을 상대하려면 주자가 있을 경우, 항상 도루를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SK는 시즌 팀도루 181개를 기록해 도루 1위 히어로즈(192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이종욱과 고영민의 부상 등으로 전매특허인 발야구를 펼치지 못한 두산(129개)보다 무려 52개나 많은 수치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투수 안정을 위해 블로킹이 좋은 용덕한을 계속 기용하느냐, 리그 최상급의 도루저지력을 보유하고 있는 최승환에게 기회를 주느냐. 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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