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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고육지책' 세데뇨? 놀라운 '가을의 전설 속편'


김경문 감독의 깜짝 선발 기용이 또 한 번 통했다. 그 주인공은 좌완 용병 투수 세데뇨. 그는 좌완 기근으로 시즌 내내 한숨만 토해냈던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하며 금민철에 이어 '가을의 전설' 속편을 써내려갔다.

세데뇨는 8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와 1볼넷만을 허용하는 무실점 투구로 비룡군단의 화력을 꽁꽁 틀어막았다. 5회까지 책임진 세데뇨는 삼진도 6개를 잡아내며 문학구장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사실 이날 세데뇨의 선발 등판은 김경문 감독의 고육지책이었다. 전날(7일) 1차전서 중간투수로 6회말 선발 금민철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세데뇨는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줘 곧바로 교체할 수 밖에 없었고, 김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김 감독은 도저히 이런 들쑥날쑥한 제구력으로는 중요한 순간에 계투요원으로 기용할 수 없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차라리 선발로 활용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튿날 2차전에 선발로 예고하는 모험수를 뒀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선발 등판시킨 세데뇨가 놀라운 피칭을 펼쳤다. 최고구속도 145km에 육박했고, 좌우로 폭넓게 꽂아넣은 변화구로 비룡군단의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아낸 세데뇨는 2회말 선두타자 박재홍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재홍의 도루실패와 함께 최정마저 삼진으로 솎아내 무사히 이닝을 마쳤다.

이후 3회말에도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말 선두타자 정근우를 볼넷 출루시켰으나 병살타와 삼진으로 실점을 원천 봉쇄했다. 5회말 2사 후 최정과 나주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몰린 것이 가장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이마저도 정상호를 3루 땅볼로 잡고 5이닝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기대 이상으로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낸 세데뇨는 김경문 감독이 상대팀에게 구위가 조금씩 파악된다고 판단, 6회말 정재훈을 투입하며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1회초 두산이 1득점한 가운데 아슬아슬한 1-0 리드를 5회까지 잘 지켜낸 세데뇨.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플레이오프 1차전서 호투하며 내리 2승을 따내 '가을의 전설'을 일궈낸 금민철에 이어 세데뇨가 좌완 전설의 속편을 써내려간 셈.

다만 아쉬운 점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두산이 4-1 승리를 거뒀는데도 세데뇨가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는 것. 구원등판했던 임태훈이 7회 박정권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은 탓이다. 두산 타선이 8회말 3점을 뽑아 승리투수의 기쁨은 동점을 허용한 임태훈에게 돌아갔지만, 승리투수 여부를 떠나 좌완의 부진으로 시즌 내내 속을 태웠던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이날 세데뇨가 더 없이 이뻐보였을 듯하다.

조이뉴스24 문학=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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