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2010시즌을 대비한 큰 틀을 정했다. 우선시 하는 것은 '스피드'와 '디펜스'다. 노력으로 커버가 가능한 부분은 완벽하게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 마무리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시진 감독은 용병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많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괜찮은 선발 혹은 마무리 투수를 영입하고 싶지만, 구단 재정상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 차선으로 클락과 브룸바를 그대로 안고갈 생각이다. 물론 이조차도 허용되지 않을까봐 불안하긴 하지만, 일단 용병 문제는 구단 측에 일임하고 뒷일로 제쳐뒀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보유 전력으로 팀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슬럼프'가 없는 부분에 집중했다. 빠른 발을 더욱 갈고 닦고,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치밀한 수비력을 완성시킬 참이다. 이미 마무리훈련 막바지(히어로즈는 제주도에서 24일까지 마무리훈련을 한다)에 돌입했고, 그 동안 이 부분을 중심으로 선수들에게 채찍을 가했다.
우선 스피드 부분을 강화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손꼽았다. 뛰는 야구를 통해 1점이라도 더 뽑아내 팀 득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그리고 팬들에게 선수들의 열정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물고, 팀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다', 또 '부상위험을 무릅쓰고 펼치는 허슬플레이로 팬들에게 히어로즈의 야구를 어필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한 베이스 더 진루하기 위해 도루와 주루플레이를 강화시키고 있다. 전체적으로 팀을 더 빠르게 만들 것이다. 이는 팬들에게 우리의 열정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올 시즌 가장 많은 팀도루(192개)를 기록하고도 성에 안차는 듯 스피드 욕심을 드러냈다.
수비 면에서는 수 차례 보여준 고질적인 미스플레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투수들의 수비 능력과 외야에서의 릴레이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있다. 돈(?)이 들지않고 연습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김 감독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체크 사항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땅볼의 더블플레이, 번트 처리, 빗맞은 타구 대처 등 투수들의 수비를 강화하고 있다. 투수들은 공을 던진 후 바로 야수로 돌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또 올해 외야 좌우로 공이 빠질 때 릴레이 플레이가 미숙했다. 가장 최단거리로 송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점 사항을 덧붙였다.
이어 김 감독은 "야구는 수비가 우선이다. 공격이 미흡해도 수비가 잘되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공격력이 매일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수비는 연습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방망이는 감각을 타고나는 부분이 있지만 수비는 훈련으로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병 영입의 난항 등 어려운 구단 사정이 아쉽기도 하지만 김 감독은 훈련을 통해 히어로즈의 약점을 경제적으로 보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가 제주도 강창학 구장을 점령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서귀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