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2-0 리드를 잡자 관중석에서는 "이동국 골 넣어라"라는 외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은 '완산벌 폭격기'가 장식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라이언킹' 이동국은 후반 27분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 성남 일화의 중앙 수비수 조병국에게 오른쪽 어깨를 잡혀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주먹을 불끈 쥔 그는 직접 키커로 나섰고, 가볍게 성공하며 팀에 세 번째 골을 안겼다.
이 골은 전북의 올 시즌 마지막 골이 됨과 동시에 우승에 쐐기를 박는 축포였다. 골을 잘 지킨 전북은 6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K리그 챔피언십 2009'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 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라는 감격에 사로잡힌 이동국은 어느 누구보다도 더 즐거워하며 그라운드에서 슬라이딩을 하는 등 격한 기쁨을 표현했다. 자신을 부활시켜 준 최강희 감독과는 K리그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리며 존경을 표시했다.
최강희 감독과 나란히 인터뷰룸에 들어선 이동국은 "정규리그 1위 확정 당시가 더 값졌던 것 같다. 물론 오늘 경기가 더 중요할 수 있지만..."이라며 "너무나 잘했다. 점수가 3-0이 되면서 우승을 했다고 실감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동국은 지난해 중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국내로 복귀했다. 복귀팀은 우연하게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상대였던 성남 일화였고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을 종료한 뒤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의 개혁 물결에 휩쓸려 전북으로 밀려왔다.
올 시즌 20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동국은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은 약이 될 수 있다. 내년에는 중요한 경기가 많다. 지금은 우승 순간을 즐기고 싶다"라며 지난 기억을 털고 새로운 목표로 내년에도 정상에 오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득점왕에 오르기까지는 '강희 대제' 최강희 감독의 배려가 컸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동국은 "감독님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으로부터 "우리가 분명히 우승할 것이다. 너도 골을 넣을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1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해 조바심과 불안감이 있었는데 감독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된 것 같다"라고 활짝 웃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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