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작품마다 변화와 변신을 추구하는 배우들이 있어 관객의 눈은 즐거웠다. 많은 영화들이 스크린을 거쳐간 올 극장가에서 최고의 변신을 선보인 배우는 누구일까.
먼저 영화 '마더'로 '마요네즈' 이후 10여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혜자의 강렬한 변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각종 영화상을 휩쓸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영화제와 부일영화상, 영평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혜자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서 광기 어린 엄마 '혜자'로 출연해 기존 '국민엄마'의 자애로움과는 거리가 먼 파격 변신을 선보였다.
영화 초반 음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모습이나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기 고군분투하는 모습, 여기에 극단을 향해 치닫는 광기어린 모습으로 올 영화계 최고 변신이라 칭하기에 부족함 없는 연기를 펼쳤다.
김혜자와 함께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단골 지명되고 있는 최강희 역시 영화 '애자'를 통해 일취월장한 연기력과 함께 색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유명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비루한 서른살의 여자 '애자' 역을 맡아 걸죽한 부산 사투리와 함께 불량한 소녀의 모습, 여기에 엄마와의 이별에 가슴아파하며 흘리는 진한 눈물까지 선보이며 그동안 '4차원', '선행천사' 등의 달콤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반기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 영화 '킹콩을 들다'의 수훈배우인 조안은 영화를 위해 몸무게를 늘리고 촌스러운 분장을 통해 파격변신을 선보였다. 여배우이자 한창 열애 중임에도 불구하고 못생긴 시골 소녀 역을 위해 외모를 포기하는 결단력을 선보였다. 촌스러운 분장과 짧게 자른 머리, 여기에 역도복까지 삼박자를 고르게 갖춘 조안의 촌티 변신은 영화의 흥행을 견인하는데 큰 몫을 했다.
여배우의 외모 변신 가운데 최고봉은 '내 눈에 콩깍지'의 이지아라 하겠다. 이지아는 강지환과 호흡을 맞춘 영화 '내눈에 콩깍지'에서 매력, 재력, 능력도 없지만 얼굴은 특히나 문제인 자타공인 진상녀 '왕소중' 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이지아는 주근깨 가득한 얼굴과 들쑥날쑥한 치아를 드러내고 추녀로 파격변신해 보는 이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에서는 주연배우 현빈과 이보영의 파격적인 변신이 화제를 모았다. 현빈은 과대망상증에 시달리는 정신병 환자 역을 맡아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했으며 도회적인 미녀 이보영 역시 삶의 고통에 시달리는 간호사 역을 맡아 초췌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김씨 표류기'의 정재영과 려원도 초췌한 분장에는 뒤질 수 없는 변신을 선보였다. 한강 밤섬에 표류한 남자 김씨 역을 맡은 정재영은 원시인에 걸맞는 모습을, 은둔형 외톨이인 여자 김씨 역을 맡은 정려원은 체중 감량과 함께 부스스한 사회부적응자의 외모를 보여주었다.
배우들의 변신으로 인해 더욱 즐거운 스크린. 내년에는 또 어떤 배우들의 변신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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