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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월드컵에 삼세번 도전장 내민 이동국, '꿈♥은 이루어진다?'


국내파로 꾸려진 축구대표팀이 4일 남아공으로 전지훈련을 위해 출국했다. 이날 오전에 내린 폭설로 서둘러 인천공항에 도착한 25명의 대표선수들은 저마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목표와 꿈을 안고 나섰는데, 그 중에는 이동국(31, 전북)도 포함돼 있었다.

2007년 아시안컵 이후 2년만에 허정무호에 승선했던 작년 8월 당시 이동국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물오른 골 감각을 선보이며 K리그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데뷔 이후 가장 활발한 공격력을 뽐냈지만 허정무 감독은 발탁 여부를 고심하면서 '움직임이 부족하다.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등등 예리한 시선으로 이동국의 플레이를 꼬집었다.

한국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라는 닉네임을 달고 있는 만큼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꾸준히 이동국의 활약을 지켜보았고, 비판도 서슴지 않으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결국 태극마크를 내주었다.

이후 이동국은 "팀플레이를 우선으로 하겠다"라며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노라 다짐했지만, 지나친 부담감 탓이었을까? 대표 발탁 이후 출전했던 평가전 파라과이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9월 5일 호주전, 유럽원정길에 올라 만난 덴마크전에서도 선발 출장했던 이동국은 매번 '기회가 찾아오면 골로 연결시키겠노라' 말했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서서히 그 목소리엔 힘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2009 K-리그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던 시상식 날(12월 22일), 이동국의 모습은 다시 자신감이 넘쳤고 뿌듯함이 서려 있었다. 멋지게 차려입은 슈트 차림과 깔끔한 이미지로 '2009 K-리그 대상' 시상식을 누볐던 이동국은 기자단이 선정하는 MVP를 비롯해 득점왕을 받았고, 게다가 팬 투표로 선정한 '팬'타스틱 플레이어상과 베스트 11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오늘이 제겐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습니다. 신인상을 받은 이후 이렇게 큰 상을 한꺼번에 받게 되어 기쁩니다. 이런 날이 과연 내게 올 수 있을까 상상만 했었는데, 그 날이 바로 오늘인 것 같습니다."

1998년 포항스틸러스를 통해 프로 데뷔를 한 이동국은 성남일화를 거쳐 2009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종횡무진하며 팀을 창단 15년 만에 처음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리그와 컵대회 등 시즌 32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하며 골잡이로서의 진가를 발휘했고, 프로데뷔 12년 만에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허정무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뛸 예비엔트리 중 국내파 선수들을 대상으로 체력테스트를 작년 12월말 강추위 속에서 치렀다.

베테랑 이동국은 '초심'으로 돌아가 힘든 체력테스트를 치렀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월드컵에서 뛰고 싶다"라는 말로 2번 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었던 개인적인 아픔을 씻어내겠다고 새롭게 다짐했다.

아직 허정무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는 조바심과 불안감을 안고 남아공-스페인으로 이어지는 전지훈련지로 향한 이동국은 4일 출국 직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골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자신이 품고 있는 문제점을 토로했다. 스스로도 조바심과 실망감이 교차되었던 몇 번의 출전 기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생긴 답답한 마음을 내비친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는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했던 이동국으로서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 기회다.

"2009년 K-리그에서 펼친 활약을 고스란히 남아공으로 이어가고 싶어요. 준비 철저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남아공에서 현지 고지대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긴 전지훈련을 선택한 허정무호의 25명 국내파 선수 중 그 누구보다 이동국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한국 간판 공격수의 인생역정 제3막의 시작과 끝에 대한 궁금증 때문일 것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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