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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에서 '균형 축구' 완성 노리는 강원FC


지난 시즌이 균형 축구의 '이식'이었다면 올해는 '완성'

해발 1천890m에 위치한 중국 서남부 내륙지방의 쿤밍은 강원FC 최순호 감독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 시절부터 단골로 찾는 전지훈련지다.

고지대 쿤밍에서의 축구 한 경기는 설악산 대청봉 또는 한라산 위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선수들에게는 죽음의 도시다. 높은 고도에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태의 지형이라 뛰면 숨쉬기가 힘들 정도다.

그러나 적응을 하고 나면 한 시즌 체력은 저절로 길러진다는 것이 선수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폐활량이 저절로 늘어나 저지대에서 뛰면 너무나 편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25일부터 쿤밍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는 강원은 올 시즌 목표를 '균형 축구'의 완성으로 잡았다. 연습경기 및 전술 훈련 등으로 조직력을 맞춰나가고 있는 강원은 오는 17일 입국하기 전인 15~16일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20m 왕복 달리기로 쿤밍에서의 훈련을 마무리한다.

강원은 신생팀으로 K리그에 처음 뛰어든 지난해 초반 화끈한 축구로 6강 플레이오프 근처에서 기존 팀들을 위협했지만 최종 결과는 13위였다. 대부분 대학, 실업 등지에서 모인 선수들이 '프로'다운 체력이나 경기 감각을 갖추지 못한 미숙함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그나마 '신생팀'이라는 면죄부가 있어 성적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스타일의 축구를 마음껏 구사할 수 있었지만 2년차에 접어드는 올 시즌 사정은 다르다. 성적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2006년 창단했던 경남FC가 2007년에 6강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낸 선례가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최순호 감독은 지난해 균형잡인 축구를 강원에 이식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제 올해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흔들림없는 한 시즌을 보내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좋은 성적도 뒤따르면 좋겠지만 아직 급하지는 않다.

6강 PO 진입은 내년 목표로 정한 만큼 올 시즌엔 한자릿수의 순위를 기록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선수들이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면 생각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체력이든 전술이든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좀 더 안정적인 형태를 갖춰 경기를 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강원은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물갈이되고 새로 들어왔지만 기존의 뼈대를 이루는 선수들이 대부분 남아 균형 축구를 흔들리지 않고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주장 정경호는 "감독님의 스타일이나 전술을 이해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남아있어 경기를 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선참급 선수들도 얼마 없어 새로운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균형'은 좌우 풀백의 간격부터 중앙 수비수에서 공격수까지의 거리 조절 등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강원만의 축구를 구사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 이뤄진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고민하고 있는 실제 경기시간 늘리기에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최순호 감독은 "올 시즌에도 강원은 즐겁게 축구를 할 것이다. 지난해 패스를 중심으로 균형을 잡는데 중점을 둔 우리 팀의 스타일에 놀랐던 팀들이 많았다. 그 다음 만났을 때는 상대팀들이 움츠리고 들어와 많이 힘들었고 패하는 경기도 있었지만 일관된 형태는 계속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쿤밍(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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