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던지고 싶겠어요? 하지만 절대 무리는 금물입니다."
두산 투수 이원재(22)를 바라보는 강흠덕 트레이너의 표정에는 안도감과 근심이 함께 묻어나왔다. 팔꿈치 수술 후 순조롭게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행여나 무리라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원재는 2009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이 심해져 지난해 5월 수술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도 팔꿈치가 종종 아프긴 했지만 단순 염증 진단을 받고 넘겨왔기에 이 때만 해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은 심해졌고, 결국 그는 과감히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9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이원재는 2군에서 재활에 몰두하면서 부활을 꾀했다. 동기인 임태훈, 이용찬이 잠실구장에서 멋지게 포효하는 장면을 볼 때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던져보고 싶은 욕구를 끝까지 참아내며 부상 회복에 전력을 다했다.
현재 이원재는 차근차근 재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수술 후 2개월 동안은 상처가 아물기만을 기다렸고, 이후에는 팔꿈치 부분을 제외한 타 부위의 잔근육 근력 유지를 위해 웨이트에 집중했다. 향후 전력투구시 다른 부분의 근력 약화로 인한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은 70m 롱스로잉과 직구만 던지는 하프피칭까지 가능한 상태다. 아직까지 전력투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대로라면 후반기쯤 실전은 아니더라도 전력피칭은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두산 트레이너들은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다. 올 후반기 전력투구가 가능하더라도 실전에 나서기는 위험부담이 있다며 '안전제일'을 강조하고 있다.
강흠덕 트레이너는 "절대로 무리하면 안된다. 지금 통증이 없으니 얼마나 던져보고 싶겠느냐. 손이 근질근질하겠지만 참아야 한다"며 "2011년을 바라보고 올해는 재활에만 몰두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재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더 크게 비상하기 위해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롭게 재활과정을 소화해낼 참이다.
이원재는 "빨라야 후반기에 2군에서라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겠다"며 "2011시즌에 제대로 해보려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재활해야 한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예전 기량을 회복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목표 의식도 분명하다. 이원재는 "빠를 때는 153km까지 구속이 나왔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제구가 돼야 빠른 볼도 써먹을 수 있다"며 "140km대 후반에 제구를 잡는 피칭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욱 여유를 가져아 할 때"라고 싱긋 웃은 이원재. 두산의 선발요원으로 비상하기 위해 천천히, 하지만 당당하게 재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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