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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 SK 5년차 '예비 안방마님' 이재원, "비야 제발 오지 마라~"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말로는 설명이 안돼요."

과연 SK의 훈련량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프로 데뷔 5년차 포수 이재원(22, SK)은 거침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팀들도 힘들다고 하던데 우리랑은 차원이 달라요. 우리는 1년에 2~3일 쉬는 게 고작입니다. 처음엔 쉬는 날이 없다며 불만도 컸는데 이젠 그런가 보다 하고 포기했어요.(웃음) 대신 최대한 밝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팀 분위기는 확실히 잡혀 있다고 봐야죠."

이재원은 여느 해 못지않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죽는 줄 알았다'며 일본 전지훈련에 대한 소감을 털어놨다.

"훈련 스케줄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운동하는데, 갑자기 시간이 늘어나거나 오전 일찍부터 일정이 잡히면 정말 하루가 너무 길죠. 무사히 마쳤다는 것만으로 제 자신에게 뿌듯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타 팀의 훈련과 비교해 보라는 기자의 재촉에 그는 '비 오는 날'을 언급했다.

"다른 팀들은 대부분 비가 오면 간단히 실내에서 훈련을 하고 쉰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전혀 그런 것 없어요. 실내에서 40~50명이 단체로 아침 7시 30분부터 12시간 가까이 훈련을 하니까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함께 있다 보니까 공기도 나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됩니다. 비가 와 땅이 질퍽해도 그런 것 상관없이 밖에서 할 건 다 해요. 비 맞으면서 말이죠. 정말 개인적으로 비 좀 안왔으면 좋겠어요."

인천고 3학년 시절 청소년대표에 발탁되었고 2006년 SK에 1차 지명되었던 이재원은 타격만큼은 나무랄 것 없는 거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는 수비력이었다. 프로에서 통할 수준이 되지 못한 탓에 마스크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이 데뷔 후 4년 동안 좌완투수를 겨냥한 대타 전문으로만 나서는 일명 '반쪽 선수' 생활을 거듭했다.

이재원은 지난 4시즌 간 195게임에 출전, 334타수 108안타(6홈런) 타율 3할2푼3리를 기록해 이미 방망이에 대해서는 자타가 인정할 만한 실력을 갖췄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2008년엔 부상도 찾아왔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급기야 12월엔 수술대에 올랐고, 그 후유증으로 지난 시즌엔 24경기에만 출전했다.

수술 이후 재활를 잘 마친 덕에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재원은 포스트시즌 총 6경기에 출전, 10타석 9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엔 일본 고지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한달간 기본기를 다졌다. 또 올 1월 중순부터 50일간 일본 고지와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스프링캠프에 연이어 참가했다. 그는 '지옥훈련'을 성실히 소화하면서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큰 발전을 보인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훈련량이 너무 많다 보니까 거기서 오는 자신감이 큽니다. 부상에서 벗어나면서 제 페이스를 찾게 되니까 송구도 정확해졌고 블로킹도 예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며 주변에서도 인정해 주셨어요. 저 역시 놀랄 정도로 좋아져서 기분 좋아요."

수비에서 자신감을 찾게 된 이재원은 타격에서도 물오른 방망이를 뽐냈다.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 한신전에서 2개, 니혼햄과 LG전에서 각각 한 개씩 총 4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거포 본능을 드러내 팀내 최다 홈런을 기록하고 귀국했다.

"(박)경완이 형도 있고 (정)상호 형도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전 포수를 탐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차근차근 실력을 키우고 있다 보면 기회는 오겠죠. 감독님 이하 모든 코치님들이 저를 지켜봐 주시는 만큼 (기회는) 계속 올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실력으로 자리를 찾아야죠."

지난해 SK 붙박이 안방마님 박경완(38)은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뒤 오랜 재활끝에 14일 넥센전에서 모처럼 선발 출전했다. 박경완의 공백 기간 주전 마스크를 썼던 정상호(28) 역시 시즌 뒤 고관절 수술을 받은 상태지만 시범경기에 출전하면서 시즌 투입 가능성을 테스트 받고 있다.

"올해는 제 맘 속에 그려놓은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요. 일단 지난해 우승을 놓친 만큼 팀 우승이 첫 번째이구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70~80개 정도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이 목표입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잘 해가는 게 중요하겠죠. 그러다 보면 (주전)마스크를 쓰는 날도 오겠죠."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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